러시아 정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회담에서 '조건부 6자회담 복귀' 입장을 밝힌데 대해 일단 환영을 표했다.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러시아 외무부 아태담당 차관은 6일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6자회담 협상으로 돌아올 준비가 돼 있다는 데 대해 환영하며 이를 더 미룰 필요가 없다"면서 즉각적인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러시아 측 6자회담 대표인 보로다브킨 차관의 이 발언은 전날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김 위원장 간 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로 러시아 정부도 다른 관련국처럼 일단 북한이 오랜 침묵을 깨고 조건부 6자회담 복귀를 언급했다는 점을 높게 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도 이런 북한의 긍정적 자세가 북핵 문제에서 근본적 태도 변화인 동시에 비가역적 비핵화나 즉각적인 6자회담 복귀 선언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파악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북미 양자회담 성공을 전제로 6자회담 참여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극동문제연구소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한국ㆍ몽골 과장은 "북한은 자신들의 위험한 행동의 대가로 경제적 지원을 바라지만 북한으로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며 "북한의 안전은 미국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들은 끊임없이 미국에 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하일 마르겔로프 러시아 연방의회(상원) 외교관계 위원회 위원장도 "북한이 긍정적 신호를 보낸 것을 환영하지만, 문제는 다음에 어떤 구체적 행동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 일각에서는 이번 원자바오 총리 방북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밀착되면서 남·북한과 중국, 미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이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러시아가 북핵 문제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기관지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이날 만약 4자회담이 이뤄지면 6자회담 메커니즘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러시아와 일본은 동북아시아 문제에 대한 결정권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북한이 6자회담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싶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왜 러시아까지 제외하려고 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다며 러시아는 그동안 북한을 도발하지 않으려고 조심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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