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청계천 상인들의 이주목적으로 조성한 송파구 문정동 동남권유통단지(가든파이브)의 개장 연기로 발생한 적자 규모가 약 1조171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8일 "SH공사가 수요조사를 실시할 때 세입자비율이 90%가 넘는 청계천 상가의 특성상 고려하지 않고 후분양제로 진행해 상인들의 실제 입주 가능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계천 상인들을 위한 아시아 최대 쇼핑몰인 '가든파이브'가 '동양최대의 유령단지'가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며 "SH공사는 더 이상 높은 분양가를 고집하지 말고 청계천 상인들의 이주율을 높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SH공사는 가든파이브 건설과 관련해 조성비용 1조3000억원을 차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분양률은 약 38%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현재까지 납입된 분양대금은 1283억원에 불과하다. 결국 1조1717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5%의 대출이자를 적용하면 지출되는 금융이자는 월 48억원에 달한다.
장 의원은 저조한 분양률에 대해 "당초 실평수 7평 기준 평균 7000~8000만원 선으로 알려졌던 분양가가 평균 1억7000만원 선으로 상승해 상인들이 이주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졌고 상권 미형성 등으로 상인들이 이주를 거부해 대규모 미분양 상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청계천 상가들은 90%이상이 평균적으로 보증금 3000~4000만원, 월세 100~200만원을 내고 7평 내외의 점포를 운영하는 영세상인으로 SH공사가 건설조성원가 수준에서 상가를 공급했다고 하더라도 분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든파이브는 도시물류체계 구축과 청계천 주변 상인의 이주를 목적으로 지난 2003년부터 서울시가 송파구 문정동 일대에 조성한 복합 쇼핑문화공간이다. 연면적은 82만300㎡에 전문상가 3개 블록과 물류단지, 활성화단지 등 총 5개 블록, 8000여개 전문상가가 들어설 예정이다.
당초 지난해 12월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분양률 저조로 인해 올해 4월, 9월, 내년 2월로 3차례 연기된 바 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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