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MBC '불만제로' 소송 불사"

-불만제로 ‘세탁기 용량’ 지적에 “사실과 다르다” 반발
-“정정보도 이뤄지지 않으면 법적 대응” 강수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무책임한 언론보도에 실망감이 큽니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 7일 문화방송 ‘불만제로’ 프로그램이 지적한 ‘드럼세탁기 용량 문제’에 대해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따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만제로는 2년전 국내 가전업계가 ‘10Kg과 12Kg 제품의 세탁용량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같은 크기의 세탁조와 모터를 사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그리고 3주년 특집으로 이들 업체의 실태 점검에 나선 결과 삼성전자 측이 15Kg과 17Kg 제품에 동일한 모터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아울러 문제의 소지가 된 10Kg 제품의 크기만을 줄였다고 방송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방송이 사실관계를 정확히 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제품 사이즈와 생산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세탁조 크기와 모터 용량을 줄이는 것은 국내 업체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세탁기 제조사의 공통적인 트렌드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방송은 삼성전자 제품의 용량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LG전자 제품 역시 방송됐지만 그 무게중심이 삼성전자에 쏠렸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가전업계들은 세탁조 크기나 모터 용량을 줄이면서도 세탁력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첨단 세탁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모터의 구동력을 높이기 위해 한단계 진화한 인버터를 장착하고, 수류장치를 보완했다. 아울러 자동센서를 다는 등 기존 제품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세탁능력은 그대로 유지했다.

실제로 2년 전에 비해 세탁조 용적을 17m 줄인 10Kg 제품은 기존 제품과 같은 세탁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드럼세탁기들은 지식경제부의 전기드럼세탁기 용량 관련 규정을 만족한다. 아울러 국가표준규격인 KS 마크(KS C9608)와 산업표준시험원(KTL)의 표준 시험을 통과했다. 공신력을 갖춘 품질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대해 불만제로 측이 현실과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주장이다.

불만제로 측의 취재에 응했던 삼성전자 직원은 “전화 인터뷰에서 사실관계를 설명했지만 응답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이 방송되지 않았다”며 “때문에 객관적인 ‘팩트’는 사라지고 방송국 측이 원하는 왜곡된 정보만이 사실인양 보도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번 방송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부정확한 정보가 제공되는 것도 문제지만 해외 언론에서 불만제로 방송 내용을 보도하면 그 파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번 보도가 최근 세계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국내 가전업계에 예상치 못한 암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업계 홍보 담당 임원은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닌 경우 정정보도나 법적대응을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 있지만 이미 보도된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언론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도 이전에 다방면에서 명확한 사실을 파악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불만제로 담당 PD는 “세탁조 크기와 세탁능력이 비례한다는 것은 학계에서도 통용되는 정석”이라며 “삼성전자는 2년 전 지적된 사실을 점검하기 위한 취재를 거절했으며 2년 전 문제가 됐던 10Kg 모델의 크기만 줄인채 정작 12Kg의 용량은 그대로 유지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15Kg과 17Kg 제품이 같은 모터를 사용하지만 취재 당시 10여 개 이상의 삼성전자 대리점 직원들은 하나같이 사용되는 모터의 힘이 다르다며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지적하고 “대용량 세탁기를 출시할 때마다 통크기를 늘렸다는 사실을 자랑하던 삼성전자가 이제 와서 세탁조와 세탁능력의 상관관계를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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