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대림산업-70년 장수비결은 '무한 신뢰'

  • 이란 전쟁중에도 철수않고 완공 약속지켜

   
 
                         이용구 대림산업 회장
한 기업이 장수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30년간 세계 100대 기업의 생존율은 38%, 미국과 일본은 20% 초반으로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의 평균수명이 30년 정도 밖에 안되는 우리나라 기업환경 속에서 특히나 부침이 심했던 건설산업을 외길로 걸어온 대림산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수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대림산업의 장수비결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고집스런 한우물 경영과 고객과의 무한신뢰,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한 눈 팔지 않는 외길 = 대림산업은 70년 동안 건설업을 주력으로 고집스럽게 한우물 경영을 고수하고 있는 유명하다. 그래서 대림을 두고 보수적인 기업이라고 하기도 한다.

많은 대기업들이 사세 확장을 위해 너도 나도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며 무리한 투자에 나서던 1980년대에 대림은 국내 최초로 건설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며 연구개발과 기술인력 양성에 주력하는 등 착실히 내실을 다져나갔다.

이러한 내실경영 덕분에 대림산업은 IMF 경제 위기 상황을 다른 대기업 그룹에 비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헤쳐나올 수 있기도 했다.

대림산업의 건설 외길에 대한 고집과 자부심은 아파트 브랜드인 e-편한세상의 컨셉인 '품질과 실용성'에 압축적으로 드러나 있다.

e-편한세상은 화려한 겉모습을 강조기 보다는 다양한 수납공간 등 편의성과 친환경·저에너지 건축 기술 등 고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전쟁 속에서 피어난 신뢰 = 대림산업은 신뢰를 기업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는 창업주인 고(故)이재준 회장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비화처럼 전해지는 이란 캉간 가스정제공장 프로젝트도 아픔도 컸지만 오늘의 대림으로 성장하는데 결정적인 시금석이 되기도 했다.

이란-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이란에 진출했던 각국의 건설업체들은 대부분 철수했다. 하지만 대림은 남아서 공사를 수행했다. 발주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라크 공군기의 폭격으로 대규모 인명피해와 함께 완공을 앞두고 있던 플랜트 공장도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리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그래도 대림은 포기하지 않고 시공을 완수함으로써 이란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피를 나눈 형제이자 가장 믿을 수 있는 건설 파트로 인정을 받게 됐다.

이를 토대로 대림산업은 국내 업체 가운데 이란에서 가장 많은 실적인 26건의 프로젝트(50억달러 규모)를 수행하기도 했다. 덕분에 지금도 이란으로부터 각종 공사 제안서를 지금도 빠짐없이 받고 있다.

이용구 회장은 "창업주인 고 이재준 회장은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약속만큼은 반드시 지켜야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었다"며 "창업주의 뜻에 따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 큰 자산이 됐고, 대림이 성장하는데도 힘이 됐다"고 말했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 = 1990년대 후반 IMF를 겪으며 내노라하는 기업들이 무너져 갈 때 대림산업은 오히려 기업의 체질과 내부역량을 강화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LG-칼텍스 출자 주식 449만주(2814억원)와 흑자사업도 매각하는 긍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확 바꿨다.
 
또내부역량 강화를 위해 지식경영체제도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도입했다.본사와 국내외 현장 및 지점을 연결하는 사내 전산망을 통해서 개인과 조직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서로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동시에 원가절감과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결국 장인정신에 기반한 한 우물파기와 고객에 대한 약속과 믿음이 오늘의 대림을 일궈낸 것이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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