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원선 아래로 하락한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8거래일 중 6일 동안 하락했다.
이런 급락에 일각에선 볼멘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100만원 목표주가’ 징크스 때문이란 것.
13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달 22일 장중 연중최고치인 82만9000원을 기록한 이래로 보름 만에 고점대비 8.68% 떨어져 75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월 중순부터 키움·우리투자·IBK투자·미래에셋증권 등 국내증권사와 외국계 씨티그룹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호조 및 시장점유율 확대로 인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잇달아 목표주가를 100만원대로 끌어 올렸다.
덕분에 ‘100만원 목표주가’가 처음 나온 8월18일 73만원이던 이 회사 주가도 전달 22일 82만5000원까지 13.01%나 급등했다.
이런 급등세가 꺾이자 일각에선 삼성전자 ‘100만원 목표주가’ 징크스가 다시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목표주가 100만원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낙폭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32만원 수준이던 지난 2000년 세종증권은 처음으로 목표주가 100만원을 제시했다. 이후 주가는 한 달 가까이 오름세가 지속됐지만 39만원을 고점으로 급락세로 전환, 결국 그해 10월 주가는 12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2002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며 ‘100만원 목표주가’는 징크스가 됐다.
2002년 4월 신영증권은 40만원을 유지하던 삼성전자에 대해 목표주가 100만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낙폭을 키워 10월께엔 27만원대까지 밀린 것.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 우려로 인해 현재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3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경쟁력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다시 안정적인 수익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당분간 전고점인 82만9000원을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3분기 중 주가는 100만원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는 실적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당분간 60만원대 중 후반에서 80만원대 초중반의 구간에서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해외경쟁업체 대비 경쟁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내년 실적도 크게 호전될 것”이라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의한 경쟁력 강화도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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