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한국HP가 국내 프린터 시장 1위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HP는 프린터업계에서 정상자리를 누려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레이저 프린터ㆍ복합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올 상반기 처음으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업계는 하반기 마케팅 드라이브에 따라 HP의 1위 유지냐, 삼성의 역전이냐가 달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4분기에는 방학과 각종 행사 등이 있고 대리점과 본사 등 미진했던 매출을 올리려는 경향이 있어 두 업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상반기 환율상승으로 프린터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라 판매가 줄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IDC에 따르면 올해 잉크젯 프린터ㆍ복합기와 레이저 프린터ㆍ복합기 등 총 프린터 시장은 7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잉크젯은 1800억원이 조금 안되며 레이저는 5500억원이 넘는 수준이다.
판매대수는 각각 140만대, 80만대로 총 22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측된다.
HP는 올 2분기 판매대수 기준으로 잉크젯 프린터 62%, 잉크젯 복합기 42%의 시장 점유율을 나타냈다. 레이저 프린터는 15% 정도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잉크젯에 주력하지 않아 시장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반면 레이저는 판매대수 기준 58.2%, 금액기준 30.5%로 1위를 차지했다.
HP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잉크젯에서 삼성은 기업을 상대로 중고가의 레이저에 집중하고 있다. 잉크젯은 레이저에 비해 가격이 낮지만 수요층이 다양하다.
타깃 분야가 다른 두 회사는 올 4분기가 큰 고비로 작용하고 있다.
HP는 회계연도 마감이 10월이며 내달이면 2010년을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이다.
이 시기에 잉크젯 제품군부터 레이저젯 프린터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프린터 제품군에서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또 최근 선보인 터치스크린 기능이 탑재된 무선 프린터 제품군으로 소비자 시장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HP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는 물론 중소기업, 대기업의 고객에 맞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겸비하고 있다”며 “첨단 기능과 출력 품질ㆍ생산성ㆍ편의성 등을 고려해 고객의 필요에 딱 맞는 제품과 소모품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P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4분기에 원터치 프린팅 기능의 활용을 알리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 일본의 ‘좋은 디자인 상(Good Design Award)’도 수상하는 등 디자인 경쟁력도 갖춰 놓은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분기는 전통적으로 장비 교체 수요가 활발해지는 시기이지만 불황으로 지난해 비해 다소 움츠러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경제적인 A4 디지털복합기 멀티익스프레스 시리즈와 솔루션으로 맞춤형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