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시나리오별 비상 경영 체제로 각 계열사를 운영한 삼성그룹이 내년에는 정상 경영 체제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14일 "작년에는 (사업계획을 짜면서) 상황이 매우 급박하게 변해 수시 대응 체제로 대응했는데 올해는 그렇게 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 같은 변화는 최근 환율이 하락하고 유가가 오르는 등 시장 불안 요소가 남아있지만, 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영 위기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계열사별로 매년 10~11월께 이듬해 사업 계획을 마련하는데, 지난해 삼성전자의 경우 전사경영회의에서 사업계획(A)을 확정하면서 별도의 비상경영계획(B)을 정했지만 경기상황이 예상 외로 급격히 악화하자 불과 10일 만에 두 안을 모두 폐기하고 수시 대응 체제로 전환했었다.
삼성은 최근 내년 사업계획 수립과 관련해 원-달러 환율 1천100원, 금리 6.4%(3년 만기 회사채 기준), 배럴당 유가 84달러, 경제성장률 2.3%를 제시하고 각 계열사가 참고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도 이런 기준에 따라 각 사업부가 내년 시장 전망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장기 투자 계획과 사업부 개편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와 LCD 부문에서 필요한 투자를 계속해왔지만,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확정하지 못해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마스터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올 들어 시나리오별 비상경영 체제를 적절히 가동한 데 힘입어 올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4조1천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되는 등 삼성 계열사들의 전반적인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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