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의 러브스토리 <파주>

   
 
 
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 단 한 작품으로 열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타이거상 수상,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박찬옥 감독이 7년 만에 영화 '파주'로 돌아왔다.

박 감독은 파주로 2009년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됨과 동시에 유력한 수상후보로 떠올라, 자신의 장편 영화 두 편이 모두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되는 영광의 타이틀을 얻었다.

전작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작품 또한 쉽게 이해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관계를 내밀한 관찰과 표현으로 관객들에게 영화 속 인물의 행동과 감정을 이해시킨다.

박 감독이 파주 스토리를 처음 구상한 시기는 '질투는 나의 힘'으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참가 중이던 2003년 2월.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 프로젝트 마켓인 PPP(Pusan Promotion Plan)에 트리트먼트를 제출했고, 같은 해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프로젝트 마켓인 '시네마트'에 초청되어 해외에서 먼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03년 처음 스토리를 구상한 이후 2006년 1월 초고를 완성했다, 지난 2008년 5월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지원 작으로 선정됐고 2009년 2월 촬영 시작 직전까지 꼬박 7년여 동안 시나리오에만 공을 들였다. 오랜 시나리오 작업을 거친 만큼, 더욱 깊이 있고 한층 성숙된 박 감독의 연출력이 빛나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 금지된 관계를 감성적으로 그린 파란의 러브스토리

영화 파주는 안개 가득한 도시 파주를 배경으로 언니의 남자를 사랑한 소녀, 그 금지된 관계 속에 숨겨진 사랑과 비밀을 그리고 있다. 금지된 사랑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두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낼 수 없고 숨겨야만 하는 금기의 모럴, 거기에 빠져들고 마는 인간의 모순, 피할 수 없는 격정의 감정이 빚어내는 파란의 러브스토리를 감성적으로 그려냈다.

박 감독은 "오래 전부터 문제적 인간형에 끌렸고, 매혹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언니의 남자와 아내의 동생'이라는 익숙한 관계에 '사랑'을 덧입혀 문제적 관계로 탈바꿈 시켰다. 문제적 관계만큼이나 흥미로운 인물들은 영화의 이야기를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끌었다.

언니의 남자를 사랑한 소녀는 금지된 사랑에 대한 자신의 감정만큼이나 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중요하고, 남자는 소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비밀을 공유하지 않는다.

또 '멜로드라마'라는 장르가 가진 통속적인 틀 안에 가둬두기를 거부했다. 박 감독은 전작에서 "표면적으로는 잔잔하지만 내적으로는 격렬하게 동요하는 인물을 그리거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균열을 섬세하게 그리는데 있어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다"고 평가 받았다.

이번 작품 또한 삶에 쉽게 순응하지 못하는 사람, 통념을 거스르려는 사람, 즉 삶에 반항하는 사람들의 내면으로부터 그들이 빚어내는 사랑의 감정과 관계를 예리한 작가적 시선으로 깊이 있게 들여다봤다.

박 감독은 달콤하고 뻔한 사랑이야기에 신물이 난 관객들에게 삶과 인간의 모습에 대한 예민한 관찰력으로 강렬한 정서적 울림을 전하는 깊이 있는 러브스토리를 전한다.

   
 
 
◆ 이선균과 서우의 도발적 연기도전

연기파 훈남 배우 이선균과 한국 영화계 블루칩으로 떠오르는 서우가 언니의 남자와 그를 사랑하는 처제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달콤한 나의 도시' 등과 다양한 영화를 통해 수많은 여성 팬들의 지지를 받아온 이선균. 그가 이제 자신을 대표하는 로맨틱하고 다정한 남자의 이미지를 벗었다.

이선균은 금기 대상인 아내의 여동생을 향한 감정을 감추고, 끝없는 보살핌과 기다림으로 감싸 안으려 하지만 결국 그녀의 도발에 흔들리는 남자의 감정을 섬세한 연기로 소화해냈다.

지난해 영화 '미스 홍당무' 단 한편으로 신인여우상 3관왕을 거머쥐며 2008년 충무로의 재발견으로 평가 받은 서우. 최근 드라마 '탐나는도다'로 다시 한 번 연기력을 인정받은 서우는 지금까지의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첫 주연을 맡은 이번 작품에서 결코 사랑해서는 안 될 언니의 남자를 사랑하며 갈등하는 최은모 역을 맡아 성숙한 연기자로 거듭난 서우는 이 영화를 통해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여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한편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파주는 관객 및 평단의 폭발적 반응에 힘입어 공식 상영 4회로 모자라 부산 스크리닝(프레스시사)이 추가됐다. 개막 전 발매한 예매권은 4분 만에 매진됐다. 영화제가 시작되자 관객과 평단 사이에서 "최고의 영화" "꼭 봐야하는 수작"이라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상영회 마다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영관 계단에서라도 영화를 보겠다며 극장 앞을 가득 메웠다. 결국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영화를 반드시 봐야하는 기자 및 평단을 위해 이례적으로 스크리닝 1회를 추가할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금지된 관계, 금기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스토리와 아련한 감성으로 2009년 가장 가슴 시린 러브스토리로 29일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들 것이다.


아주경제= 인동민 기자 idm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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