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배우는 리더의 삶의 기준 -사마천의 ‘사기(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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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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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그 자체로 ‘사람을 알고 세상을 논한다’는 ‘지인논세(知人論世)’의 가르침을 준다. 경기 둔화로 뜻밖의 난제를 만난 세계의 경영인들은 고전에서 말하는 기본 덕목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2000년 시공을 뛰어넘는 사마천(B.C 145년~B.C 86년)의 ‘사기’는 세상에 대한 통찰력을 다룬 중국 역사서다.
그러나 성공과 처세의 지혜를 다루고 있어, 현대인의 책략서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2000년의 강의-사마천의 생각경영법’의 저자 김원중과 강성민은 사마천의 생각 경영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사기’ 속에 녹아 든 세상을 보는 넓은 시야와 세부적인 실천의 잘 짜진 그물망은 현대사회의 복잡한 구조에 드리워도 손색이 없다.

◇당장의 이익과 효과에 목매지 말라
중국의 고전 및 전통 문화연구의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밍더는 그의 저서 ‘왼손에는 사기, 오른손에는 삼국지를 들어라’를 통해 처세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소탐대실의 교훈을 말한다.

사기의 ‘진세가 제9’에서는 당장의 이익에 사로잡힌 춘추시대 우나라 우공의 사례를 가져와 풀어낸다. 진나라와 국경을 같이하고 있던 우나라는 괵나라를 치기 위해 길을 터 달라는 진나라의 제안을 받는다. 갖은 보석을 가지고 온 진나라의 제안을 거절할 일 없던 우나라의 군왕 우공은 신하들의 전언을 귀담아 듣지 않고 길을 내준다. 괵나라를 치고 돌아온 진나라는 사례의 의미로 함께 사냥을 즐기러 나갈 것을 권한다. 우공과 신하들이 사냥을 즐기고 있을 사이 진나라의 군사들은 애초에 줬던 보물을 다시 가져가는 것은 물론 우나라의 성까지 함락시킨다.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하는 우공의 모습은 현세에도 교훈을 남긴다.

‘성찰’은 눈앞에 보이는 것을 쫓는 것이 아니라 멀리 앞을 내다 볼 줄 아는 심리적인 여유를 뜻한다. 연나라의 태자 단(丹)의 식객이었던 형가는 진시황을 암살해달라는 명을 받는다. 그는 뛰어난 학문과 승부사적 기질을 갖췄지만 하루빨리 떠나기를 바라는 군주의 재촉에 미처 준비를 다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무를 진행한다. 결국 실패하고만 그에게 남은 것은 비극적인 죽음뿐이었다.

◇밖으로 쏜 화살이 내부의 적을 맞힌다
‘사기열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실의 모순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면 돌파를 감행하지 않는다. 자신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계산한 후 우회적인 방법으로 위기를 피해간다.

‘손자오기열전 제5’에서는 제(齊)나라의 군사 전략가인 손빈은 조(趙)나라가 위나라에 포위돼 제나라에게 구원을 요청해오자 한 가지 묘책을 낸다. 그는 위나라와 조나라가 싸우고 있는 틈을 타 위나라의 허약한 도성을 공격한다. 위나라는 도성을 지키기 위해 조나라로 공격을 떠난 주력 부대를 다시 불러들인다. 그러나 위나라의 부대는 오는 길에 매복돼 있는 제나라의 기습 공격을 받게 된다. 실(實)한 것으로 위기의 허(虛)를 찔러 공격하는 손빈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급하다고 해서 일을 경망스럽게 처리할 수는 없다.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록 여유를 갖고 형세를 정확하게 관찰하는 것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한 현명한 책략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주경제= 정진희 기자 snowwa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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