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M&A) 추진 소식에 관련 종목 주가가 일제히 급등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종목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인수·합병(M&A)이 진행되고 있거나 계획중인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쌍용차는 지난 16일 경영 정상화와 M&A를 위해 해외 업체와 물밑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 전 거래일 대비 14.94%(375원) 급등한 2885원을 기록했다. 이날도 이틀째 상승하며 전날대비 1.21%(35원) 오른 2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쇼핑도 중국 중대형 유통업체 '타임스' 인수를 확정지었다고 공시하자 이날 전날대비 3.95%(1만2000원) 급등한 31만5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KB금융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날 KB금융은 POSCO와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408만4952주를 POSCO 자사주 46만2962주와 맞교환 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는 KB금융의 확고한 주주가치 제고 의지와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제기 등을 기대하며 호평을 쏟아냈다. 외국계 금융그룹인 씨티은행도 이날 KB금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6만4000원에서 7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KB금융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78%(1100원)급등한 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M&A 이슈 자체에 일희일비하기 보다 장기적 측면에서 기업가치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최근 주가가 상승한 종목 가운데 M&A이슈가 불거져 나온 당시 주가가 약세를 보이다가 이후 상승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무리한 M&A 추진 가능성 등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가 증권사 등 업계의 호평이 이어지면 다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
실제 롯데쇼핑은 지난 16일 롯데쇼핑홀딩스(홍콩)에 중국 및 홍콩 내 현지법인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732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공시하자 높은 M&A 프리미엄 등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로 전 거래일 대비 0.97%(3000원) 떨어졌다. 그러나 단기적인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호재로 받아 들여졌다.
쌍용자동차의 경우는 현재 기업 가치 및 M&A 관련 코멘트가 전무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기대감만으로 오르고 있다.
이석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쌍용차는 자동차 섹터를 담당하는 증권사 연구원들도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실제로 이번 매각 이슈가 진행된다고 해도 쌍용차는 물론 인수자 측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평진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가 박스권에서 조정세를 보이자 M&A 이슈만으로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인수합병 시기 및 조건·절차 등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경우 향후 진행 여부조차 점치기 힘든 면이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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