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소매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해 금융위기 충격으로 놓친 대목을 잡기 위해서다. 하지만 기업들이 내세우고 있는 판매전략은 저가공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할인만으로는 뒤떨어진 매출을 만회하기는커녕 재고를 정리하기도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수록 보다 창조적인 판매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26일자 최신호 커버스토리에서 경기회복기를 맞아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는 창조적 판매전략 네 가지를 제안했다.
데보라 웨인스위그 씨티그룹 소매부문 애널리스트는 "JC페니의 재고전략은 공격적이면서도 세밀하다"며 "완성된 의류제품뿐 아니라 원자재 또한 물류창고에 비축해둬 잘 팔리는 제품을 제때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할인전략도 보다 치밀해져야 한다. 타깃 고객을 상대로 하는 '차별적 할인전략'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미국의 명품 백화점 니먼마커스는 올 여름 미국프로풋볼(NFL) 첫 대회가 열린 날 2~3시간 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깜짝 할인쿠폰을 배포했다. 또 길트닷컴과 같은 명품판매 사이트의 일부 회원들에게 36시간 동안 유효한 할인쿠폰을 뿌리기도 했다.
제품의 종류는 최대한 단순화하되 제품군을 확대하는 전략도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 매장에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 환경을 갖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례로 미국 백화점 시어스는 지난 8월 미국 전역 20개 매장에 장난감 매장을 신설,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 미국 최대 가구건축자재 소매업체 홈디포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페인트용 붓, 인조 크리스마스트리 등의 구성을 단순화해 매장관리 효율성을 높였다.
이밖에 비즈니스위크는 대세를 거스르는 결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쟁사들이 움추리고 있는 사이 확장전략을 펼치면 위험이 큰 만큼 경기회복기에 더 많은 과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를 소유한 VF의 경우 2012년까지 매출 규모를 매년 22%씩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최근 매장 확대에 착수했다.
에릭 와이즈만 VF 최고경영자(CEO)는 "단기간에 큰 회복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이 같은 전략으로) 호황기에 왕성한 소비를 뒷받침하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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