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환상에 가린 실전투자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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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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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투자문화를 조성하고 새로운 금융상품을 소개하기 위한 증권사 실전투자대회가 '장밋빛 환상'에 가려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평균 수익률이 코스피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면서도 최고 1000%대에 달하는 1등 수익률만 강조하고 있어 ‘대박심리’만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 실전투자대회 평균수익률은 대부분 코스피와 코스닥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마이너스’ 평균수익률을 기록한 대회도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6월부터 두달동안 개최한 대회의 평균수익률은 7.28%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이후 코스피 상승률 46%에 한창 못 미치는 결과다. 코스닥 상승률인 53%에도 밑돈다.

그러나 이는 그나마 괜찮은 수준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이 4~5월 진행한 투자대회 평균수익률은 0.15%로 거의 ‘제로’에 가까웠고 미래에셋증권 대회에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 실전투자대회 평균수익률이 20%대로 그나마 선방한 사례다.

반대로 최고 수익률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 명장리그(예탁자산 2천만원 이상) 1등 수익률은 1296.4%에 달했다. 2등도 913%로 거의 1000%에 육박했다. 동양종금이 개최한 3차 투자대회에서도 주식리그 최고수익률은 877%였다.

통상 두 달간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연율로 5000~6000%대 수익률인 셈이다.

특히 '고위험 고수익' 파생금융 상품인 주식워런트증권(ELW) 부문에서는 수익이 2000%를 웃돈다.

지금까지 진행된 실전투재대회 최고수익률은 지난 2007년 대우증권이 진행한 ELW 리그에서 나온 7000%대 수익률이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증권과 동양종금증권 ELW리그에서도 각각 2542.2%, 2042%의 수익률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000%가 넘는 수익률이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실제로 거액을 손에 쥐는 투자자는 투자만 전문업으로 삼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조언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수상자들 대부분이 짧게는 5~6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트레이딩 경력을 갖고 있다"며 "실제 일반 투자자들이 '실전 고수'인 이들과 실력 대결을 벌이는 것은 다소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고 말했다. 

1000% 수익을 내는 수상자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온 이들이기 때문에 따라 한다고 해서 똑같은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보단 높은 수익률을 설명하기에만 집중하는 형국이다.

업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리서치센터나 투자정보센터가 추천하는 종목을 일정비율 이상 편입하도록 하는 규칙 적용수준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 실전투자대회는 건전한 투자 활성화라는 그 취지보단 사행성 짙은 이벤트로 흘러가고 있다”며 “물론 영업을 고려한 증권사 입장에선 높은 수익률을 강조해야겠지만새로운 진행방식을 찾는 등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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