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동아시아공동체에서 미국을 배제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2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태국에서 열린 일본·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하토야마 총리가 일본의 새로운 외교정책을 설명하면서 "일미 동맹을 기축으로 동시에 동아시아공동체 구축이라는 장기비전을 향해 동아시아와의 협력을 진전시켜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동아시아공동체를 주창하면서 미국을 배제하기로 했던 당초 방침을 바꿔 미국의 관여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그동안 하토야마 총리가 자신의 핵심적 외교정책인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을 설명하면서 미국으로부터의 탈피를 강조해왔다. 지난 10일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그는 동아시아공동체에 대한 언급에 앞서 "지금까지 (일본은) 미국에 너무 의존해왔다"고 말했다. 또 취임 전에는 언론 기고를 통해 시장 만능의 미국 주도 경제체제로 인해 글로벌 위기가 도래했다고 미국을 비판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동아시아공동체에서 미국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은 종전 입장과는 180도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토야마 총리의 이같은 방침 선회는 취임 이후 각을 세우고 있는 일본의 대미 외교노선을 둘러싼 미국 정부의 불만을 해소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또 최근 오키나와(沖繩)현의 미 해병기지인 후텐마(普天間)비행장 이전을 둘러싼 갈등 역시 하토야만 총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