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월급통장 유치 전쟁서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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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2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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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부터 벌어진 은행권과 증권사들의 월급통장 유치 전쟁에서 은행들이 먼저 웃었다.

증권사들은 고금리와 소액 지급결제를 앞세워 공세를 펼치며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돈이 없는 계좌만 늘어나는 등 자금 흡수에는 실패했다.

반면 은행들은 증시조정과 부동산 규제의 틈을 타 시중 자금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CMA 계좌수는 964만661개(20일 기준)로, 지난 7월 말 대비 61만6888개(6.8%) 증가했다. 하지만 CMA 잔고는 오히려 40조원에서 39조6000억원으로 4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지급결제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마케팅을 강화했지만, 중복 가입자들만 증가해 무잔고 계좌가 늘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증권사가 제시하고 있는 4~5%대 고금리 이벤트는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해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은행들은 시중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100포인트 가량 조정을 받은 데다, 주택대출 규제 강화로 시중자금이 갈 길을 잃었기 때문이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예금은 이달 들어서만 8조6589억원(20일 기준) 증가했다. 저축성 예금은 지난 7월 2조1000억원, 8월 13조원, 9월 11조4000억원 증가했다.

저축성 예금에는 은행들이 CMA의 대항마로 홍보하고 있는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월급통장 등이 포함된다. 은행들이 CMA로의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잇따라 내놓은 4~5%대 고금리 월급통장도 인기가 높다.

우리은행이 지난 4월 선보인 '우리 AMA 플러스통장'은 출시 이후 14만5000계좌, 2623억원을 유치했다. 하나은행 '하나빅팟슈퍼월급통장'도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2만6000여 계좌가 늘었으며, 잔고도 183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월급통장을 만들면 대출을 받을 때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지점이 많아 입출금 등도 쉽다"며 "증권사들이 판촉을 통해 CMA 계좌를 많이 유치했지만, 은행의 이런 이점 때문에 CMA 계좌를 실제 월급통장으로 사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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