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급발진 규명 가능한 블랙박스 나왔다

현대모비스가 처음 출시한 차량용 블랙박스. 급발진은 물론 사고시 책임소재를 밝히는데 도움이 된다.

-현대모비스, 국내 최초 사고기록계 장착 제품 출시
-일반 판매는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 예정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를 규명하는데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차량용 블랙박스가 출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구체적으로 규명할 길이 없어 소비자와 완성차 업계 간의 핑퐁싸움이 일었던 급발진 문제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동영상 주행정보에 차량 엑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연결해 내부 상황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차량용 블랙박스 ‘HDR-1300’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관심의 중심인 급발진 사고 규명을 위해 이 제품은 차량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블랙박스와 연결해 제동과 가속 상황까지 기록하도록 했다. 급발진이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급가속을 하는 것인 만큼 이 장치를 이용하면 급가속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제품에는 케이블이 네 가닥이 있는데 둘은 전원에 연결되고 나머지 둘은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에 연결된다”며 “급발진이 갑자기 차량이 튀어나가는 것인 만큼 이 제품을 장착해 작동시켜 놓으면 급발진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는지 (동영상 화면과) 동시에 기록하게 되어 있어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발진 규명을 위한 보조 자료로서 큰 가치가 있다”며 “완성차 업계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6년 차량용 블랙박스의 핵심인 사고기록계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모비스는 이번 제품 개발을 위해 현대·기아차 사내벤처인 HK-ecar사와 손을 잡았다.

이 제품은 130만화소 CMOS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서 초당 30프레임의 고화질 영상 촬영과 음성녹음이 가능하다. 또 자동차 사고 전후 30초간 촬영이 자동 저장되며 전원이 차단돼도 자체 배터리로 20분간 작동된다. 단 실내 촬영은 보조 카메라를 달아야 한다.

또한 기존 제품과 달리 충돌 뒤 관성에 밀려 차량이 움직인 후 최종 정지 상태까지 정보를 담을 수 있어 사고 당시의 상황을 더욱 정확히 기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제품은 이달 말에 서울 법인 택시에 공급될 예정이며 향후 일반 운전자용으로도 출시돼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모비스 관계자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서울 법인택시에 50% 보조금을 주고 의무적으로 2개월 안에 장착하도록 정책이 마련됐다”며 “외국은 2010년까지 의무 장착하기도 하지만 아직 국내는 법제화가 안 되서 일반 택시와 승용차는 해당이 안 돼 법인택시에 먼저 달게 됐다”고 말했다.

일반 판매는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초로 예정되어 있으며, 제품 가격은 소비자가가 19만원에서 20만원가량이다. 모비스가 법인택시 회사에 공급하는 가격은 공장도가인 13만6000원으로, 이중 50%는 서울시가 부담하게 된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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