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은 무슨..."위기 2년은 더 간다"

"출구전략 논의는 말도 안됩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이제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큰 위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국제금융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61·사진)는 지난 2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고 있는 출구전략 논란에 대해 "아직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
김 교수는 앞으로 글로벌 경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불안정한 기상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수치'상의 눈속임일 뿐 실물경제는 여전히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부동산시장과 증시가 회복하고 있다지만 고용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면서 "특히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교수는 "일각에서 부동산시장의 버블을 잡아야 한다며 금리인상을 얘기하고 있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부동산시장 억제책으로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만으로도 충분하다"면서 "부동산 때문에 금리를 올리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특히 외환시장의 움직임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그동안 기축통화로 여겨졌던 달러의 저장가치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면서 "달러 약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주요 배경이 달러의 불안정한 전망 때문"이라면서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달러의 미래 가치에 대한 생각이 다른 점을 문제로 거론했다.

전세계 외환보유고의 80%를 차지하는 달러에 대한 전망이 지역별로 다르다는 것 자체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달러가 기축통화 가치를 잃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 비중이 10%를 넘어가면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으며 외환시장발 대형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풍부한 자생력을 바탕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할 것이며 달러를 대신할 통화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유로는 가치 저장을 위한 역할을 분담했을 뿐"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변화가 있겠지만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시각에서 유로를 비롯해 다른 통화로의 쏠림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실물경제 회복 시기는 2011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미국 고용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2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면서 "우리 경제는 미국경제 회복 이후 6개월 정도 지난 뒤에 살아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책당국에 대해서는 "기업가들의 신뢰를 키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출구전략 논란을 비롯해 정부에서 불안한 소리가 들린다면 투자심리 역시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고용시장을 살리고 기업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 정부가 돈을 풀어야 한다"면서 "단기 일용직이 아닌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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