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 "세계경제 갈 길 멀다"..."한국의 성장률 놀랄만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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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2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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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가 아직 회복까지 가지 못했고 갈 길이 멀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28일 현 세계 경제 상황을 이 같이 평가했다.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3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찾은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은 금융 부문이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재정 통화정책이 지속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의 빠른 회복을 두고는 "상당히 경기침체 대처능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시아의 경제규모가 작다는 것 또한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의 경우 대체적으로 상황이 좋기 때문에 한국의 성장률이 그렇게 놀랄 정도라고까지는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유럽경제에 대한 평가에서는 "경제회복이 가능하나 지속가능한 회복은 아니다"며 "가까운 미래에 실업률이 정상주준으로 회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의 경우 출구전략을 이행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아시아의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을 두고는 "경제전반의 시스템이 선진국에서 전 세계적으로 포괄적으로 확대되는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와 환경문제가 선진국 8개국을 넘어 다른 나라까지 확대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OECD 세계포럼이 GDP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스티글리츠는 미래 대안 지표의 성격에 대해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프랑스를 비교했을 때 보건부문의 반영하면 두 나라의 경제격차는 30% 가량 줄어든다"며 GDP에 포함하지 않는 많은 사회비용을 언급했다.

그는 "GDP는 단기상황을 사실대로 설명하는 것은 잘할 수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며 "모든 국가들에 부합될 수 있고 적용 가능한 지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도전 과제"라고 밝혔다.

즉, "측정도구가 왜곡이 된다면 그 측정은 의미 없어지고, 포괄적 측정도구를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일례로 미국의 거품에 끼인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국민총생산은 증대됐지만 바로 이 때문에 지금의 금융위기가 초래됐다.

그는 GDP를 대신하는 새로운 지표에 담겨야 하는 특징으로는 ▲경제와 환경의 지속가능성 ▲불평등과 소득분배에 관한 것 ▲고용과 보건 등 사회적 삶의 질(Well-being)을 꼽았다.

스티글리츠는 달러의 약세 흐름과 관련해 "미국국가 부채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전세계적으로 무역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며 "현재 전망으로는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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