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 첫 사전예약이 당초 우려와는 달리 무난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일정상 오는 30일 오는 2,3순위자를 대상으로한 접수가 마지막으로 진행된다.
보금자리 시범지구는 주변시세의 50~70%에 이르는 낮은 분양가로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청약과열이 우려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평균 청약률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
특별공급의 경우 신혼부부와 생애최초는 평균 경쟁률이 각각 19.8대 1, 6.0대 1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기관추천 물량은 0.8대1로 미달됐고, 3자녀 및 노부모 부양 우선공급은 157가구의 물량이 미달됐다.
일반공급의 경우 강남권인 강남세곡지구와 서초우면지구는 1200만원 이상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26일 첫날 각각 평균경쟁률 3.2대1, 2.4대 1로 마감됐다.
반면 고양원흥 지구와 하남미사지구는 다음날인 27일 800만원 이상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도 각각 243가구, 1034가구가 미달됐다.
◇청약률 예상밖 저조..왜?
청약률이 예상보다 높지 않았던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정부가 사전예약 기간에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6곳을 발표하면서 청약대기자들이 다소 느긋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2년까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조성하는 32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수도권에 건설할 예정이다. 따라서 굳이 시범지구에 공급받지 않더라도 앞으로 대기물량이 많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예상밖 저조한 청약률 결과를 초래했다.
최대 10년인 전매제한 기간과 거주의무 기간 5년이라는 규제,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투기 사전차단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청약과열을 막는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도 보금자리 청약률이 예상보다 저조한데 한 몫 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직까지 시범지구의 건설사업계획도 확정되지 않은데다 건설호수나 주택면적, 실제 분양가, 설계 등도 변경될 수 있다.
이러한 요인이 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키워 청약률을 떨어트렸다는 분석이다. 또 보상문제를 둘러싼 지역주민들과의 갈등도 사전예약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사전예약이 남긴 과제는?
이번 시범지구 사전예약 결과는 앞으로 추가 공급하게 될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에 대한 모의실험과도 같다. 따라서 이번 결과를 거울삼아 제도와 방향을 개선해야 한다.
이번 결과는 우선 청약수요가 대부분 강남권으로 몰렸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실제로 강남세곡지구와 서초우면지구는 일반공급뿐 아니라 특별공급도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반면 하남미사와 고양원흥지구는 일부 미달사태를 빚었다.
정부는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도 강남권에 2곳을 지정했고, 3차에서도 강남권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며 보금자리에 대한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반대로 강남권 보금자리 물량 청약이 끝나는 동시에 나머지 지역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보금자리 사업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문제다.
특별공급에 대한 복잡한 절차 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기관추천 대상은 청약률이 84%에 그쳐 추천 대상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정, 특별공급 관련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공급지역의 토지보상 절차나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문제 극복도 이번 시범지구 사전예약 결과가 남긴 과제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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