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 탈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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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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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올해 1∼9월 누적 무역수지는 307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322억2300만 달러)를 달성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전세계 금융위기 사태 이후 불어닥친 경기침체로 우리나라는 올해 2월부터 8개월째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는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등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경제성장에는 원천적으로 큰 플러스 요인은 아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구조의 취약성을 파악하고, 미래의 수출경쟁력 확보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 11월경 '불황형 무역흑자' 탈피할듯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들어 지난 2월부터 8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내실로 보면 수입감소율이 수출감소율보다 더 커서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였다.

올해 1∼9월까지 누적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0.7% 감소했지만, 수입은 이보다 12.4% 포인트나 많은 33.1% 감소한 것이다.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수출과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수출감소율은 전년동월대비 -7.8%로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대로 떨어졌다. 수입감소율도 -24.6%로 금년들어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오는 11월쯤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구조에서 탈피해 경기확장형 무역흑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관세청 관계자는 “올 4분기에는 무역수지 흑자폭이 축소되어 월 25억 달러 내외의 흑자가 예상된다”며 “11월경 수출입 증가율 모두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별 무역수지  
   

◆ 수출구조는 아직도 '취약'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 수출구조가 △주력 수출상품에 대한 과도한 의존 △대중국 수출 편중심화 △수입 의존적인 수출품 생산구조 등 많은 취약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컴퓨터, 선박 등 5대 수출 주력상품이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수출비중은 41.5%로 일본의 33.7%, 미국의 21.1%, 중국의 26.9%, 독일의 22.4%에 비해 매우 높다.

그만큼 세계 경기위축 시 위험분산 효과가 미약하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수입 의존적인 수출품 상품구조를 갖고 있는 것도 구조적인 문제다. 이는 부품∙소재 등 중간재의 국산화율이 낮아 해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정부가 수출품과 관련된 핵심 소재 및 부품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국산화율을 높이겠다고 그동안 수없이 밝혔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부문이다.

또 대중국 수출편중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취약점 중 하나다. 작년 기준으로 한국의 총 수출 중 중국으로 수출하는 비중은 21.7%로 중국의 세계 GDP비중 11.4%에 비해 2배 정도 높다.

반면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비중은 13.8%, 미국은 12.3% 수준이다. 국내 수출이 중국에 그만큼 편중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중국 수출에서 부품소재 등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중국의 수출이 감소하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도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다.

윤재만 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장(상무)은 “그동안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수출은 중국, 일본, 미국, EU 지역에 집중돼 있다”며 “경기침체를 덜 겪고 있는 인도, 브라질, 남미시장 등 수출지역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상무는 또 “현재의 수출 주력품목들을 보면 대부분 대기업들이 하고 있는 것들”이라며 “중소기업도 수출주력품목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기업들의 협력업체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현재 수출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환율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며 “이에대해 정부가 특단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별 무역수지(단위: 백만달러)           
   


◆ 향후 과제는 ?

전문가들은 올해 400억 달러 무역흑자 달성은 무난하겠지만, 내년에는 흑자규모가 100억 달러 수준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는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하나의 표현이며 다만 수치상에서 나타나는 흑자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경기회복 신호로 과대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출 뿐만 아니라 내수시장 활성화로 수입도 증가시켜 확장형 무역수지 흑자구조로 하루빨리 전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연구원의 김민정 박사는 “수출입 증가율이 모두 플러스로 전환해 나타나는 경제확장형 무역흑자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28일 11개 관련부처 뿐 아니라 수보, KOTRA 등 6개 수출지원기관 및 업종별 단체들로 구성된 범국가적 수출지원체계인 수출대책위원회 2차회의를 갖고 ‘무역거래기반 조성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14년까지 향후 5년동안 약 4조원을 투입해 수출규모를 현재의 3611억 달러에서 7000억 달러까지 높여 세계 무역 8대 강국으로 도약해 나가기로 했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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