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제2의 반도체 신화 창조에 나선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담당 사장은 28일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 '반도체 시장 동향과 추진전략'을 보고하면서 기술 리더십.제품 차별성.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스템 LSI(비모메리) 등 차세대 반도체를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며 그같이 밝혔다.
권 사장은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08~2009년 2년 연속으로 역성장을 했지만 올해 하반기 이후 회복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의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이 지난해 1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가 올해 7월부터 2.5달러로 올랐고, 낸드 플래시 가격도 올해 초 2달러에서 이달 들어 6달러대로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은 반도체 시장의 역성장기에 사업 경쟁력의 기반을 강화함으로써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의 29%에서 올해는 36%로 끌어올리고, 낸드 플래시 부문에서는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시장의 중기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이후 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11%, 메모리 부문은 16% 성장이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PC와 휴대전화 부품의 수요 증가로 메모리 부문에서 약간의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사장은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조하고자 한다며 D램 분야에서 다른 경쟁업체보다 1~1.5세대의 기술격차를 유지하고 낸드 플래시에서도 1~2분기의 격차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저전력 등으로 경쟁업체와의 차별성이 부각되는 제품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한 제품의 조기 양산에 나설 계획이라며 반도체 부문 매출을 올해 166억 달러에서 2012년에는 255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삼성이 반도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4대 요인으로 ▲불황기에 호황기에 대비한 과감한 투자 ▲불황기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고집적.저전력 제품의 차별화 ▲고수익 제품 생산을 통한 투자 여력 확보를 꼽았다.
또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6인치 웨이퍼 생산라인 건설(1984) ▲반도체 집적방식으로 트렌치(Trench)가 아닌 스택(Stack) 채택(1988) ▲5라인 건설 통해 세계 최초로 8인치 양산(1989년) ▲낸드 플래시 독자 개발 결정(2001년) 등 4가지를 들었다.
이들 결정은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오너 기업인으로서 과감하게 던진 승부수였다는 점에서 권 사장이 오너 경영체제로의 복귀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해석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93년 이후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1983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27%씩 성장해 1984년 이후 작년까지 42조원의 누적이익을 올려 연평균 이익율이 23%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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