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홍강의 기적'을 위해 한국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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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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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호 국토연구원장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가로 지르며 유장하게 흐르는 강이 있다. 홍강이다. 흐르는 물의 색깔이 황토 빛을 띠고 있어 홍강이라고 한다.

지난 21일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 위한 이명박 대통령과 응웬 밍 찌엣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하노이에서 열렸다. 동시에 베트남-한국주간(Vietnam-Korea Week) 행사의 일환으로 양국 간 경제발전과 국토개발 등의 실질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한국과 함께하는 경제발전포럼과 국토발전포럼'도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하노이 시내로 들어가면서 본 홍강은 서울의 한강보다 넓어 보였지만 한강과 대체로 비슷한 외양을 갖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홍강 제방 안쪽 저지대에 밀집한 주택과 상가지역으로 내려가 홍강을 바로 가까이에서 본 순간 베트남이, 그리고 하노이가 앞으로 발전하려면 홍강의 대대적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강 주변에 널려져 있는 쓰레기 오물과 이에 따른 수질오염 극복도 베트남의 큰 과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홍강 제방 안쪽 둔치에는 17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어 홍수 때마다 주민안전이 큰 문제가 되고 있었다. 취약한 하노이 시내의 배수시설도 홍수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홍강은 중국 남서부 윈난성에서 발원해 하노이시를 경유, 통킹만으로 흐르는 연장 1200km의 긴 강이다. 하노이 시내를 흐르는 홍강 길이는 40km다. 하노이 중심부를 관통하고 있어 베트남과 하노이의 경제사회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구 350만명의 하노이가 경쟁력을 갖춘 국제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도 홍강의 대대적인 정비는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나 하노이시 당국도 홍강 개발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한-베트남 정상회의에서는 베트남이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홍강 개발사업과 호치민 고속철도 복선화 및 신설 작업 등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보장하기로 명문화했다.

사실 홍강 개발사업에 한국은 이미 적극적으로 나서 지원을 하고 있다. 2006년 5월 서울시와 하노이시간에 체결한 '서울-하노이 홍강 개발 협력협정'을 토대로 서울시가 하노이시와 한강 종합개발에 관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홍강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일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이 협정에 따라 한국의 엔지니어링 회사가 홍강 40km 구간 개발 기본계획울 수립해 하노이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하노이시에서 열린 국토발전포럼에서 이 내용이 소개됐다. 홍강 개발 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한국 측은 정책자문단과 실무자문단을 구성해 기본계획안을 검토하고, 베트남 수석 부총리와 관련 장차관이 참석한 합동설명회를 비롯한 수차례의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실질적인 자문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홍강 개발 기본계획은 1000년의 고도인 하노이의 미래상을 '역사와 전통을 안고 미래로 도약하는 도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홍강의 미래 모습은 △홍수에 안전한 홍강 △자연이 살아 숨쉬는 홍강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홍강 △국제경쟁력을 갖춘 홍강으로 하고 있다.

홍강의 제방과 하도 정비, 강변 도시 개발과 공원 조성, 강변 교통망 개선, 하천 환경 정비, 환경기초시설 정비 등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한강 개발 사례와 한강 르네상스 계획을 접목한 것이다.

앞으로 추진될 홍강 개발사업에는 약 8조원이 투입된다. 이번 양국정상이 홍강 개발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한국기업의 진출이 예상된다. 한국의 4대강 살리기 아이디어와 경험을 접목해 미래 '홍강의 기적'을 창조하기 위한 한국기업의 선도적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내년 11윌에는 G20정상회의가 의장국인 한국에서 개최된다. 한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이 강대국의 일원으로 도약하기를 염원하는 한국민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지금 세계는 한국이 글로벌 경제위기에 효과적으로 탈출하고 있는 것을 부러워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우리의 녹색성장정책과 4대강 살리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칭찬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한국의 국제위상 업그레이드 속도에 비례해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책임 있는 활동도 많아져야 한다. 그러면서 국익으로의 유턴활동도 세계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광역적으로 심도 있게 그리고 실용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홍강의 기적'을 일구기 위한 개발사업에 한국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지원하는 활동은 국제사회를 도우고 세계와 함께하는 한국의 새로운 모습을 부각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박양호 국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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