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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산은금융지주, 농협중앙회 등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로부터 가장 많은 '추파'를 받는 은행은 어디일까. 바로 매각논의가 활발한 '외환은행'이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최근 외환은행 매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빠른 경기회복세와 맞물리며 영업 경쟁을 준비 중인 국내 금융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외환은행이 비록 초대형 은행은 아니지만 국내에 안정적인 여수신 기반을 갖추고 있는 데다, 전통적으로 외환업무에 강한 면모를 갖고 있어 여러 금융지주사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또 올 하반기 외환은행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돼 '몸값'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 외환은행 매각 재논의 '인기' 재확인
지난달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이 외환은행을 6개월에서 1년내로 매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외환은행 매각 논의가 재개된 것이다.
그레이켄 회장의 발언 이후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재빨리 외환은행 인수 의지를 피력하고 나섰다. 귀한 매물을 놓치지 않겠다는 견제의 움직임이다.
지난달 29일 최인규 KB금융지주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외환은행 인수합병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2006년 11월 국민은행과 계약파기 선언 이후, 다시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과거 M&A 계약을 했다가 파기한 외환은행을 포함, 여전히 은행쪽 M&A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KB금융이 자산규모 111조원(6월 말 기준)의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금 여력이 현재로서는 없어, 올해 안으로 M&A가 성사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산은지주도 외환은행 인수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55년간 여신전문은행으로서 활약해 온 산은은 민영화를 맞아 수신기반 확충 및 소매금융 강화를 위해 시중은행 인수가 불가피하다. 현재 산은지주로서는 가격과 여건이 가장 맞는 것은 외환은행이다.
산은지주는 외환은행을 수신 채널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외환업무 전문 은행으로 키운다는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지주는 지난달 초 2조원대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며 'M&A'를 대비한 것이라는 점을 공식화했다. 인수 대상자로는 우리금융, 외환은행 등이 꼽히고 있다.
농협도 신용(금융)-경제(농축산물 유통) 부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외환은행 인수를 원하고 있다. 현재의 여수신망으로는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협은 앞으로 M&A를 통해 신용사업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상호금융에 대해 은행과 동등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매각 주체인 론스타가 해외 인수자에 더 관심을 갖고 있어, 국내 시중은행 뿐 아니라 해외투자자들의 러브콜도 잇따를 전망이다.
◆ 하반기 최대 실적 예상… 올라가는 몸값
시중은행 중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하는 외환은행은 국민·우리·신한 등 대형 시중은행들을 제치고 올 하반기 국내 은행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달성했던 순익(1633억원)보다 30%나 더 많은 2150억원의 법인세를 4분기에 돌려받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2004년 외환카드 합병시 국세청에 막대한 규모의 법인세를 냈지만 지난달 그 돈을 다시 되돌려 주라는 대법원 판결을 받았다.
실적 개선의 영향으로 외환은행의 '몸값'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현대건설 주식 매각 및 인력 구조조정으로 총경비 감소 효과를 누려 흑자 전환했다"며 "오는 3분기에도 법인세 환급 효과를 누려 은행권 중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외환은행은 또 M&A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생을 위해 영업력 확충에도 열중하고 있다.
하반기 영업력 집중을 위해 '브랜드 매니지먼트&커뮤니케이션 본부' 등 관련조직을 통합했다. 신입 공채도 지난 해보다 약 30명 늘린 100명 이상을 채용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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