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출구전략 경계로 먹구름

세계 주식시장이 불안불안하다. 각국 정부가 잇따라 돈줄 죄기에 나선 탓이다.

본격적 출구전략으로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하진 않았느나 경기부양책이 속속 중단될 태세다. 예견했던 것이지만 미국 중소기업 전문은행 CIT가 파산보호신청을 낸 것 역시 당장 부담스럽다.

증권가는 아직 장기적 상승 추세를 의심할 정도로 심각하진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수가 자칫 지지선 아래로 추락한다면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2일 코스피는 ~포인트(~%) 하락한 ~를 기록했다. 닷새만에 무려 %나 밀린 것이다. 해외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다우지수가 1만선 아래로 밀렸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3000선을 내줬다. 영국ㆍ프랑스ㆍ독일을 비롯한 유럽 증시도 모두 약세로 돌아섰다.

◆4분기 실적둔화.조기 출구전략 우려=연초 저점 대비 60% 이상 급등한 국내 증시는 기업들의 3분기 '깜짝실적'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분기 실적을 정점으로 한 4분기 실적 둔화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중에 풀린 자금을 회수하는 '출구전략' 시행 시기에 대한 논의가 각국에서 회자되자 주식시장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실제 각국 정부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시행한 정책을 하나둘 중단하면서 유동성을 회수하는 추세다.

미국은 지난 8월 말 '중고차 현금보상'제도가 종료된 데 이어 연방준비은행(FRB)의 국채 매입 중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달 27일 최소 부실채권 충당금 비율을 10%에서 70%로 높여 유동성 억제 조치를 단행했다.

중국도 이달부터 개인 주택담보대출 이자 할인 제도가 폐지된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대상 채권에 은행채나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던 조치를 더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9월과 10월 두 달간 머니마켓펀드(MMF) 잔고가 20조원 이상 감소한 배경에 이런 한은의 입장이 있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침체된 소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글로벌 정부가 시행한 유동성 정책에 한계가 왔다"며 "이제 진정한 소비 회복세를 회복하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경기회복.더블딥 부담...반면 미세 출구전략 우려는 시기상조=문제는 최근 불안한 수급 구도 탓에 1600선을 내준 우리 증시에 이 같은 유동성 회수 과정이 어느 정도의 부담으로 작용하느냐다.

이재광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확장 정책을 유지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금리인상 등을 통한 출구전략이 조기엔 단행되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국내외에서 유동성 회수 조치가 나타나는 점은 실물경제 자생력이 여전히 불안한 현 시점에서 국내 증시에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책 효과나 유동성 공급 없이 경기 회복이 지속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유동성 회복은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약세 기조와 CIT 파산도 부담이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원.달러 하락에 따라 국내 수출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달러 약세에 따라 신흥국 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이 회수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재광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CIT그룹 파산 신청은 주거용 부동산 뿐 아니라 산업용 부동산에도 거품이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라며 "이에 따른 더블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반면 CIT 사태는 불안요인일 뿐 전체 장세 방향을 꺽는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CIT는 중소기업을 전담하는 금융기관으로 지난 글로벌 투자은행(IB) 파장처럼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금융시스템 회복을 좀더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현 수준의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오상훈 SK증권리서치센터장은 "미세조정 수준의 출구전략인 유동성 회수조치가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통화유동성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와 달리 제한적인 데다 기준금리가 2%대로 완화돼 최근 수준의 유동성 조정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 증시는 급등장세에 따른 반사적인 조정장세로 상승모멘텀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해외투자펀드 환매 자금이 저가매수형 국내주식펀드 쪽으로 유입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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