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들 심각한 환율변동폭에 '골머리'

국내 수출기업들이 대응하기 힘들 정도의 심각한 환율변동폭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미국의 리먼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은 일평균 23.1원을 기록하며 ‘05∼’07년에 비해 4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리먼사태로 급등하기 시작한 환율은 지난 3월엔 1600원대까지 올랐으나, 2일 현재는 1187원까지 떨어졌다. 불과 7개월만에 약 25%나 하락한 것이다.

이처럼 외환시장에서 종잡을 수 없을만큼 환율변동폭이 심해지자 국내 수출업체들의 애로만 쌓여가고 있다. 

이와 관련 무역협회 관계자는 “예전엔 하루에 2∼3원씩 떨어졌던 환율이 요즘에는 무려 10원씩 떨어지다보니 국내 수출업체들이 계약조차 하기 힘들다”며 “정부가 하루에 얼마 이상은 떨어지지 않게 속도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전경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1240원을 기록했던 환율이 올 4분기에 1170원으로 떨어지면 30대 그룹 상장계열사들의 원화환산 수출액은 약 5조7000억원이 감소할 전망이다.

아울러 수출보험공사가 국내 1008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출기업들이 적정이윤을 확보할 수 있는 환율은 1228원, 손익분기점 환율은 1158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은 1180원대 수준을 기록중이어서 이미 수출기업들의 수출가격 경쟁력은 약화된 상태이며 손익분기점 환율에까지 근접한 상황이다.

수출보험공사 관계자는 “환율 변동폭이 너무 커서 기업들이 대응할 수 없을 정도다”며 “정부는 수출기업들이 환율 하락에 대비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은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상무는 “환율변동폭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외환시장이 외부충격에 약하다는 의미”라며 “단기외채 관리를 강화해 나가면서 외환시장 규모를 더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상무는 또 “최근 외국인 투자는 포트폴리오 성격의 투자가 많다”며 “달러공급의 쏠림현상 해소나 과잉반응 완화를 위한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실장도 “기업들이 환율변동에 대응하는 방법은 상품 경쟁력 뿐만 아니라 비가격적인 부분에서도 경쟁력을 높이는 등 경쟁력을 높이는 길 밖에 없다”며 “정부도 외환시장 규모를 더 키워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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