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와 관련해서는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도, 장기 독자생존 확보안에 대한 협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민 회장은 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산은 금융그룹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과 쌍용차를 인수하려는 인수주체의 자본 성격은 가리지 않을 것"이라며 "상업성과 정당성 등의 진정성이 담보될 경우 매입자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무작정 손해를 보면서 지원할 수는 없지만 상업성과 능력이 있다면 모자라는 펀딩을 돕는 방향으로 의사타진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에 대해서도 "오는 6일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면 인수·합병(M&A)를 통해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 가장 좋다"며 "쌍용차의 경쟁력과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매입주체가 나온다면 인수자금과 설비투자 및 신차개발비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대우건설과 쌍용차 M&A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삭히고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내비치기 위한 신호로 해석된다.
그는 또 "특별한 외적 변수가 없는 한 올해 안으로 대우건설 매각을 마무리지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개선 약정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GM대우와 관련해서는 "GM이 증자 등의 자구노력으로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겠다는 점은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현 상황에서는 채권단 차원의 추가 증자나 자금지원은 절대로 없다"고 못박았다. 비토권 상실에 대해서는 "현재 산은이 GM대우의 여러 담보를 잡고 있고, 일상적 감사와 회계장부 검토 등 17%의 주주권이 있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GM이 지난달 GM대우에 4912억원의 증자를 하는 바람에 GM대우 지분이 28%에서 17%로 떨어져 비토권을 상실했다. 또 지분률 하락으로 3명의 사외이사들은 내년 임기 만료시 GM대우에서 철수하게 된다.
그는 "GM대우의 장기적 성장경쟁력 확보 문제라면 협상의 문이 열려있다"며 "협상은 장기적으로 갈 것으로 생각하고 내년까지 협상을 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 회장은 신용카드·보험 진출에 대해서는 "우선 각 계열사의 경쟁력 더 확보하고 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 있지만 정부의 계획과 금융산업 발전 방안에 발맞춰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 회장은 내년 은행권 이슈로 기업 구조조정 가능성과 은행산업 개편을 꼽았다.
그는 "정부의 지원책과 맞물려 거의 대부분의 중소기업에 보증 및 대출을 6개월, 1년 연장해 줬다"며 "이 자금이 내년에 대거 만기 도래하는데,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은 데도 명을 유지하고 있던 기업들을 구조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항상 금융위기 이후에는 금융시장 재편이 있었다"면서 "우리나라 금융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재편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