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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중소기업 대출 전문 은행의 파산은 위기에 놓인 미국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대출 지원 확대를 강조해 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제 운용 계획도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높다.
◇美 사상 5번째 규모 파산 =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1일(현지시간) 일제히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CIT는 이날 뉴욕 남부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 20위권 은행인 CIT가 보유한 자산은 710억 달러, 부채는 649억 달러다. 파산 규모로는 리먼브라더스홀딩스, 워싱턴뮤추얼, 월드컴,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미국 역사상 5번째다.
CIT는 지난해 말 미국 정부로부터 23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올 들어 자금사정이 악화돼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채권자들과 채무 재조정 협의를 벌였지만 실패했다.
CIT는 결국 최대 채권자인 칼 아이칸이 10억 달러를 지원하는 것을 조건으로 사전조정 파산보호에 들어갔다. 경영진과 채권자 등이 구조조정 방안과 함께 파산을 신청한 것이다.
CIT 발표에 따르면 90%의 채권자가 사전조정 파산계획을 지지했다. 이로써 100억 달러의 채무가 경감된다. CIT는 2개월 안에 파산보호에서 벗어나 회생하겠다고 강조했다.
◇中企ㆍ중소銀 줄도산 우려 = 제프리 피크 CIT 최고경영자(CEO)는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돼도 중소기업 대출 영업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지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CIT의 파산보호가 미국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관련 불확실성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돌려막기' 식으로 대출금을 갚아온 중소기업들은 추가 대출에 차질이 빚어지면 줄도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개인대출 및 상업용부동산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중소 은행들에게도 부담이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주 9개 은행을 폐쇄했다. 올해 파산한 미국 은행 수는 115개로 늘었다.
중소기업과 중소 은행들의 몰락은 실업사태나 금융시스템 악화를 불러오고 소비위축과 대출부실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는 하락 마감했고 일본 국채 가격이 상승하고 엔화 가치가 3주만에 최고치로 뛰는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렸다.
한편 기존 주주들의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될 전망이다. 미 재무부도 CIT에 투입한 23억 달러의 구제금융 중 상당 부분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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