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차스닥, '제2의 페트로차이나' 되풀이할까?

지난 30일 공식 개장한 중국판 나스닥 증권시장인 '차이네스트(ChiNext)', 일명 '차스닥'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며 출범 전 우려를 현실화하고 있다. 자본 시장의 선진화를 목표로 출범했지만 과도한 투기세력으로 인한 거품현상과 변동적인 주가, 높은 밸류에이션 탓에 기반을 제대로 잡기도 어려운 지경에 처한 것이다.

현지 증시 전문가들은 차스닥이 투기세력 집중으로 단기간 폭등하고 장기간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외에도 '제2의 페트로차이나' 시세를 연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기업'으로 꼽히는 페트로차이나(中石油,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는 지난 2007년 상하이증시 상장 첫날 엑손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으로 부상하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었다. 하지만 증시 폭락으로 상장 6일만에 대폭격을 맞아 주가의 4분의 1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차스닥에 상장된 28개 기업은 모두 기술력을 인정받은 유망 중소 창업기업들이다. 거래 첫날 장중 28개 기업은 모두 100% 이상 급등해 주식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등 폭등 양상을 보였다. 일부 상장기업의 주가는 200% 이상 올랐고 100% 이상의 상승율을 기록한 업체도 10개에 달했다. 개장 이틀째인 2일에는 27개 종목이 급락해 일시 거래정지됐고 3일 역시 20여개 종목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상황이 이쯤 되다보니 과거 페트로차이나의 모습이 차스닥 상장 기업에 겹쳐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변동장으로 인한 피해를 개미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오히려 추가 상장을 격려하는 등 시장 규모 키우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년 전 페트로차이나의 악몽과 왜곡된 현 자본시장의 개선이라는 당초 차스닥 도입 목표를 중국 당국은 출범 초기 시장에 대한 신뢰형성을 위해서라도 더 늦기 전에 되짚어 봐야할 것이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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