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지건설 자금난이 직접적 이유인듯
- 영업실적 악화로 금융비용 급격히 증가
- 영업실적 악화로 금융비용 급격히 증가
재계에서는 박용오 전 회장의 자살 이유에 대해 지난해 인수, 경영 참여한 성지건설이 건설경기침체로 실적이 부진했던 게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지난 2005년 ‘형제의 난’ 이후 지난해 성지건설을 인수했다”며 "성지건설 회사 규모도 크지 않은데다가 인수 이후 건설경기가 나빠지면서 성지건설 경영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박 전 회장이 작년에 인수한 성지건설은 부동산 경기침체의 여파로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차입금이 대폭 늘어나면서 경영상 압박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공능력 순위도 50위권에서 65위로 크게 밀려나기도 했다.
지난 2007년까지 9% 이상을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작년에 5.4%로 떨어졌고 올해상반기에는 1.7% 수준까지 밀렸다. 지난 2007년 18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작년에 136억원으로 대폭 줄었고 올 상반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8억원에 불과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매출원가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차입금이 증가했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융비용 부담도 늘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반해 순차입금은 2006년과 2007년에 369억원과 1006억원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1천388억원으로 늘었고 올 상반기에는 1244억원을 나타냈다.
2007년까지 100%를 밑돌던 부채비율은 작년에는 168.4%로 늘더니 올 상반기에는180.7%까지 확대됐고 차입금 의존도도 40%를 웃돌고 있다. 차입금이 늘면서 금융비용도 급격히 늘어나면서 자금 압박에 박 회장은 심각한 자금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형제의 난'이후 고립감과 둘째 아들 구속도 한 몫
성지건설에 가해져 오는 자금압박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면 ‘형제의 난’ 이후 형과 동생들과 동 떨어져 따로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외로움은 박 회장을 자살로 몰아간 간접적인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게 재계 관계자들 전언이다.
실제로 박 회장은 모친인 명계춘 여사의 장례식 때를 제외하고는 ‘형제의 난’이후 3년여 기간 동안 두산가 사람들을 일체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명계춘 여사의 장례식에 박 회장이 상주의 한 사람으로 참석하면서 화해설이 돌기도 했지만 결국 박 회장과 두산가 사람들과의 화해는 무위로 돌아갔다.
또 차남인 박중원 전 두산산업개발 상무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것은 심리적으로 박 회장을 위축시켰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중원 씨는 지난 2007년 2월 뉴월코프 주식 130만주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하고 같은 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380여만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주식을 인수한 사실이 없음에도 자기 자본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처럼 자신을 둘러싼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지병인 심장병마저 재발해 심신이 미약해진 박 회장이 우발적으로 자살을 선택하지 않았느냐는 것이 경찰관계자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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