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5돌을 목전에 두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지금까지 접수된 무역분쟁 조정 신청 건수가 400건을 넘어섰다.
WTO는 지난 2일 400번째 무역분쟁 조정 신청이 접수돼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며, 이는 지난 15년 동안 153개 회원국이 매년 약 27건의 무역분쟁 조정을 요청한 것에 해당한다고 6일 밝혔다.
400번째 무역분쟁은 유럽연합(EU)이 수입산 포장재에 부과한 금지 조치에 항의, 캐나다가 제기한 것이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이는 많은 이들이 WTO를 국제 정치 및 경제 관계의 평화적 분쟁 해결을 위한 모델로 간주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임투표인 셈"이라며 "일단 특정 사안이 WTO의 문으로 들어오면 모든 정치적 위력 과시와 호통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400건의 무역분쟁 가운데 약 절반 정도인 202건은 당사국들끼리 직접 대화에 의해 해결됐고, 169건은 분쟁패널 구성을 통해 조정이 이뤄졌다. 또 17건은 현재 판결을 앞두고 있으며, 12건은 당사국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라미 사무총장은 "분쟁 조정 체계는 WTO라는 왕관에 박힌 보석같은 존재"라며 "일부는 WTO 분쟁조정 체계를 선진국들이 독점하고 있다고 비판하는데, 무역대국인 선진국들이 이를 자주 이용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개발도상국도 더이상 수줍어 하는 시녀는 아니다"고 말했다.
WTO에 따르면 1995년 1월1일 창립 이후 올해까지 전체 제소 건수 가운데 개발도상국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45%를 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제소 93건, 피소 107건으로 분쟁조정 절차 활용 빈도가 가장 높았고, EU는 제소 81건, 피소 66건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캐나다는 제소 33건, 피소 15건으로 세번째를 차지했고, 지난 2001년 WTO에 가입한 중국은 제소(6건)보다 피소(17건)가 3배 가까이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제소 13건, 피소 14건으로 이웃한 일본(제소 13건, 피소 15건)과 비슷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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