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선물시장, 투기거래 놀이터(?)


오는 16일부터 운영되는 야간 지수선물 시장인 '글로벡스 연계 코스피200 선물 글로벌 시장'이 자칫 투기 거래만 일삼는 일부 개인들의 놀이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나친 투기 거래를 막기 위해 지수 선물 야간 거래시 가격제한폭을 주간 정규장의 절반인 5%로 제한하는 등 여러 조치를 강구하고 있지만 투기 거래자들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손실을 보고 시장을 떠나기 전까지는 지나친 투기 거래와 그에 따른 가격 왜곡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파생상품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8일 증권 및 파생상품 업계에 따르면 야간 지수선물 시장의 운영 과정에서 예상되는 가장 큰 우려는 지나친 개인 편중이다.

지난 5일까지 최근 한 달간 코스피200 지수선물 시장에서 계약 수를 기준으로 한 투자자별 거래 비중은 개인이 31.2%였고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각각 44.9%와 23.2%였다.

반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5일까지 실시된 야간 선물 모의거래에서 기관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18.0%, 외국인은 5.2%였고 나머지는 모두 개인투자자들이었다.

시중 증권사의 한 파생상품 담당자는 "코스피200 지수 선물시장은 세계 주요 지수 선물과 비교할 때 두드러진 투기성을 보이고 그 중심에는 맹목적 투기거래에 나서는 개인들이 있다"며 "투기 거래가 파생상품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중요한 요인이기는 하지만 지나친 투기 거래는 대부분 손실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주간의 정규 시장에 비해 훨씬 적을 수밖에 없는 거래량도 일부 투기 거래자의 '전횡'을 불러올 수 있는 환경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실시된 야간 지수선물 모의거래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5천928계약으로 정규 선물시장 최근 1개월간 평균 거래량의 1.99%였다.

삼성증권의 최근 보고서에서 야간 지수선물 시장 거래량이 개장 후 1년 안에 정규 시장의 2∼3%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 점이나 모의거래보다 실제 거래시 거래량이 일반적으로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야간 지수선물 시장의 거래량은 모의거래 때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코스피200 지수 선물의 기초자산, 즉 코스피200 지수 편입 종목들의 거래 없이 선물만 거래된다는 점 또한 문제점 중 하나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야간 시장에서는 현물 거래가 없어서 현ㆍ선물 간 차익 거래가 불가능하고 따라서 투기 거래를 통해서만 시장의 유동성이 유지된다"며 그 경우 야간에 거래되는 선물 가격이 미국이나 유럽 증시의 움직임에 비해 지나치게 변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간 지수선물 시장에 대한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의 소극적 자세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매매 수수료가 적은 선물시장의 특성상 거래량이 적은 야간시장에 대해 국내 증권사나 선물사가 적극적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아직은 좀 더 두고 보자는 분위기지만 야간 선물시장이 개장되면 상품선물 주문을 받기 위해 운영하던 야간 인력을 활용해 외국인들의 야간 지수선물 시장 참여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모의 시장에서 개인의 참여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고 개장 초기에도 그런 현상이 이어질 수 있지만 야간 지수선물 시장에 대한 참여 방법을 다양화하는 등 꾸준히 운영을 개선하면 약 1년 안에 투자자별 분포가 주간 정규시장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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