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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장. |
이와함께 지난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6차 국제생물다양성정보기구(GBIF·Global Biodiversity Information Facility) 회의에서도 제17차 총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GBIF는 범세계적으로 존재하는 생물다양성 정보를 데이터화해 방대한 양의 정보를 공유 및 활용함으로써 경제·환경·사회적 편익증대를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다.
현재 전 세계 95개 국가(기관)가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1년 5월에 가입, 확인된 생물종 3만종 중 120만건을 데이터화해 GBIF 미러사이트에 등록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바이오산업을 차세대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국내 입장에서 볼 때 GBIF 총회를 유치하게 됐다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는 적은 국토 면적에 비해 단위 면적당 비교적 많은 숫자의 생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는 하나 총체적으로 볼 때 생물자원 빈국에 속한다.
따라서 생물다양성 자원을 이용한 차세대 성장 산업인 바이오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전 지구적 차원에서의 생물다양성 확보 및 활용전략이 필수불가결하다.
생물다양성 자원의 전 방위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현재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식량문제, 환경문제, 질병문제, 에너지문제를 해결할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생물자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물, 식물, 미생물, 곤충 등의 생물다양성 자원을 이용해 창출되고 있는 각종 제품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연간 800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인류를 병균으로부터 해방시켜준 푸른곰팡이에서 유래된 페니실린, 버드나무에서 찾아 낸 인류 최고의 명약 아스피린, 주목나무에 의한 항암제 택솔, 신종 플루의 유일한 치료제인 타미플루도 붓순나무에서 개발됐다.
통계에 의하면 현재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신약의 70% 정도가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종 생물다양성 자원에서 찾아냈거나 활용해 만든 것들이다.
경제적 차원에서의 중요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생물다양성 자원은 환경·생태·문화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무도 없고 꽃도 없고 새도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조차 끔찍하다. 현재 지구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매년 열대우림 생물의 0.5% 정도가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으며 2100년이 되면 지구 전체 생물종의 3분의 1이 멸종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생물 한종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생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실로 엄청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찮게 여기기 쉬운 발밑에 밟히는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도 제각각 지구생태계를 구성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후손들이 자자손손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 귀중한 생물다양성자원을 유지·보존하고 적정하게 활용하려는 노력을 전 지구적 차원에서 경주할 필요가 있다.
제 17차 GBIF 총회의 국내 개최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생물다양성 자원의 중요성에 전국민의 관심이 크게 고조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직도 봄철에 새싹이 돋아날 무렵이면 전국 방방곡곡에서 산나물 채취행사가 버젓이 열리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도 하루 빨리 생물다양성 자원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여야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GBIF 총회 유치는 생물다양성 분야에서의 올림픽 유치에 버금가는 쾌거라 할 수 있다. 내년 제17차 총회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생물다양성분야에서 국제적 수준에 걸맞는 선진국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세계적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실질적인 견인차로서 생물다양성 자원의 중요성이 제대로 부각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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