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28일 농협중앙회 명칭을 농협연합회로 바꾸고 빠르면 2011년2월 현재의 농협중앙회를 금융지주, 경제지주, 연합회 등 3개 조직으로 쪼개는 방안을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상호금융부문 분리시기와 약 10조원(‘08년말 기준)에 달하는 농협중앙회의 자본금 배분 문제 등에서 농식품부와 농협개혁위원회(이하 농개위)간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농협은 돈 장사만 열중하지 말고,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잘 팔아주는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언급하자, 곧바로 농협 사업구조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농식품부는 이 작업의 일환으로 학계, 지역조합, 농민단체, 연구원 등 총 11명의 민∙관 위원으로 구성된 농개위를 구성했다.
이후 농개위는 지난 3월 농협 개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방안(신경분리) 등을 담은 제2차 농협개혁안을 농식품부에 제출했다.
◆ 상호금융부문 분리시기
농개위는 현재 중앙회 내 본부장 체제로 운영중인 상호금융부문 분리시기와 관련,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분리할 때 상호금융부문도 동시에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당분간 연합회 내 독립사업부 체제로 운영하다가 연구용역 및 세부 추진계획 수립 절차 등를 거쳐 완전히 분리시킨다는 2단계 추진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김완배 서울대 교수(농경제사회학부, 농개위 공동위원장)는 “중앙회의 신용사업이 금융지주로 분리되어 전국 점포망을 갖출정도로 큰 은행이 되면 지역조합 상호금융 돈들은 썰물처럼 빠져 나갈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상호금융연합회를 만들어서 신경분리와 함께 동시에 분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김경규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이 문제는 농협은행이 분리돼 나가든 안 나가든 현재도 있는 문제”라며 “상호금융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일선조합의 규모화라든지 전문화, 그리고 일체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대응했다.
남태헌 농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장도 “상호금융부문 분리는 여러가지 공정거래 문제들도 겹쳐 있고 상품개발, 리스크 관리, 지역조합 지도능력 등 분리하기 전에 갖춰야 할 조건들이 많아 좀 더 차분히 발전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자본금 분리도 입장차 커
농개위는 작년 말 기준으로 약 10조원에 달하는 농협 자본금을 경제지주에 우선적으로 5조3000억원을 배분하고, 나머지는 금융지주, 상호금융에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부족한 자본금 6조원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자본금을 경제지주에 우선 배분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 이에대한 내용을 입법예고안에 포함시키진 않았다.
또 자본금 지원규모 방식 등 세부내용은 법개정 후 자산실사, 투자계획 검토 등을 거쳐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국장은 “정부투자기관과 달리 농협에는 정부의 자본금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며 “이에따라 이번 입법예고안에서 자본금 배분문제를 다루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본금 문제는 연합회, 경제지주, 금융지주 등 크게 3개 조직으로 쪼개는 문제이기 때문에 굉장히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농개위에서 건의한 대로 경제부문에 우선적으로 자본금을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김완배 교수는 “정부가 자본금 배분 문제를 입법예고안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 중앙회 의도대로 자본금을 쪼갤 소지가 높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본금을 금융지주에 우선 전액 배정하고, 경제지주에는 나중에 정부지원금으로 배분하자는 것이 중앙회 안”이라며 “결국 자본금을 금융지주가 모두 가져 가면 농협개혁안은 거꾸로 가게 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번 농협법 개정안을 놓고 오는 12일 농업인, 농업단체, 학계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등 약 2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농어촌공사에서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다.
구 분 |
농협개혁위 |
입법예고안 |
명 칭 |
▪전국농업협동조합경제연합회 |
▪농업협동조합연합회 |
분리 시기 |
▪금융지주/경제지주 동시 설립(‘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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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경제지주 동시 설립(법 공포 후 1년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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