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배구조 개선·금융업 진출 발판으로 활용
SK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SK C&C의 상장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면서 SK그룹이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1500만주)과 SK네트웍스(750만주)는 그동안 보유했던 SK C&C의 지분 2250만주(SK C&C 총 주식의 45%) 가운데 1800만주(SK텔레콤 1050만주+SK네트웍스 750만주)를 공모를 통해 매각해 각각 3150억과 2250억의 현금을 확보했다. SK그룹은 이번에 SK C&C 상장으로 확보된 실탄을 카드, 증권 등 금융업 진출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기존의 사업구조에 금융업을 더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게 한 현행 공정거래법 규정 때문에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하는 개정안이 정부 입법으로 국회에 계류 중이다. 관련법이 통과되면 일반 지주사 계열사가 금융자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SKT, 금융업 진출 실탄 확보
우선 SK텔레콤은 이번에 확보된 자금을 활용해 하나금융지주사의 하나카드 지분을 매입해 카드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카드 지분을 최대 50%까지 확보해 금융업 확대 기반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최근 SK텔레콤은 하나금융지주가 보유한 하나카드 지분 49%를 약 5000억원에 SK텔레콤에 매각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일부 증권업 관계자들은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SK그룹이 증권회사를 추가로 인수할 것이란 추측도 있다. 실제로 최근 증권가에선 A증권사를 인수해 SK증권과 합병할 것이란 풍문이 돈 적도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과 계열사별 사업포트폴리오 강화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증권사 인수에 나서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SK증권의 경우, 증권업계에서의 위상이 그룹에 어울리지 않아 매각이나 인수합병 혹은 사업 강화 등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SK C&C․㈜SK 합병으로 경영권 안정화
SK C&C 주가가 상장 첫날인 11일 3만2250원의 시초가를 형성함에 따라 약 7175억원의 주식 평가익을 거둔 최태원 회장 역시 이번 상장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취약한 경영권을 안정화 시킬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최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SK의 지분을 단 0.02%(1만주) 밖에 보유하지 않고 있다. 대신 SK㈜의 지분 31.82%를 보유한 SK C&C를 통해 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SK그룹은 ‘지주회사가 두 개가 아니냐’는 논란에 시달렸고 이번 SK C&C의 상장으로 이런 논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SK C&C와 ㈜SK의 합병을 통해 이런 논란을 해소하려 할 것으로 예측된다. 두 회사를 합병함으로써 그룹의 지주회사인 ㈜SK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지배권을 강화하고 이중 지주회사 논란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권가에서는 SK그룹이 SK C&C의 시가총액을 늘리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한다. 최 회장이 지분을 가진 SK C&C의 시가총액이 커져야만 ‘합병으로 탄생한 지주회사’에 대한 최 회장의 지분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용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합병이슈는 지속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합병을 위해서는 현재 1대3인 SK C&C와 SK의 시가총액 비율이 1대2 수준까지 올라와야 대주주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형구 기자 scaler@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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