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이 12일 "현재 야당 지도부는 한마디로 타협이나 협상을 하는 팀이 아니다"며 "야당이 의장을 의장으로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한나라당 개혁성향 초선그룹인 '민본 21'이 국회에서 주최한 국회 제도개혁 관련 간담회에서 "최근 야당으로부터 몰매를 맞았으니 한마디 하겠다"며 작심한 듯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국회의장에 대해 인격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 수준이 의심스럽다"며 "의장을 동네북처럼 여기는 것을 보면 의장을 이용대상이나 책임 전가용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김 의장을 만나 미디어법의 국회 통과책임을 물으며 "월급이 탐나 사퇴하지 않느냐"고 하는 등 원색적인 비판을 한 데 대한 불쾌함을 드러낸 것이다.
김 의장은 "지난 17대 국회에는 있었는데 18대에는 중진들이 막후 협상하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거의 사라졌다"며 "협상이나 타결을 할 여건이 야당의 구조상, 여건상 어렵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장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오는 12월9일 우리는 대격돌이냐 대타협이냐를 앞두고 있다"면서 "우리 앞에 해결해야 할 안건으로 예산안과 국회운영개선안, 개헌안 등 3가지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국가의 기본 틀인 헌법을 이제는 고쳐야 한다"며 "개헌은 여야의 바기닝(흥정) 대상이 아니며, 여야가 그런 생각을 하는 듯 한데 절대 그러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김 의장은 또 "대정부 질문제도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유신의 산물"이라며 "아울러 의사일정을 갖고 여야가 싸우는 것도 후진국 행태로 국회법을 본질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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