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상반기 중 경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될 때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연구소 유정석 수석연구원은 12일 '한국 통화금융정책의 출구전략'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이 주요 선진국보다 빠르지만 출구전략을 지나치게 서두르면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있다"며 사안에 따라 출구전략 시행시기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통화금융정책 출구전략의 핵심인 기준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회복세를 저해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주택 가격은 정부 규제로 상승세가 약해져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며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경제 성장세가 확인되는 내년 상반기에나 인상 여부를 고려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총액대출한도와 보증한도 등 중소기업 대출지원은 이보다 좀 더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연구원은 "중소기업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국고채 수익률과의 차이)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대부분 보증을 통해 이뤄져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자금 유용 등 도덕적 해이, 보증기관의 보증 부실 증가, 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이 빚어지지 않도록 사후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자금시장 신용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제공했던 유동성은 만기가 돌아오는 올해 말부터 자동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가계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가계 대출 규제 등 건전성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중소기업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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