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감원 금융중심지 육성 사업 '표류'

금융당국의 금융중심지 육성 사업 실적이 저조하고 관련 예산이 엉뚱한 곳에 사용되는 등 금융중심지 지원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정무위 예산심사를 앞두고 신학용(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금융중심지 지원센터를 개소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글로벌 금융기업 유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중심지인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지구에 신규 입주한 글로벌 금융사는 없었다.

신 의원은 "금융중심지가 아닌 종로, 중구, 강남 등 시내에 5개사가 입주하는 등 금융중심지가 해외 기업들에게 전혀 메리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금융중심지 지원 관련 예산 역시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8년 이후 금융중심지 추진 관련 국외여비의 예산 편성에서 국외 출장 방문도시 등이 관례적으로 반복 편성됐다.

또 이명박 대통령 미국방문 수행 등 사업 목적과 연관성이 없는 국외출장에 집중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 전문위원이 제출한 예산안 검토보고에 따르면 관련 예산 집행율도 지난해 23%, 올해 18.6%를 기록하는 등 저조한 실적에 머물렀다.

지난 1년간 금융중심지 추진위원 회의에서 당연직 위원인 정부부처 차관 및 수출입은행장과 한은 총재 등이 실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신 의원은 "우리나라 금융, 경제 부처들은 툭하면 장미빛 청사진만 발표하고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것이 외국 금융사들의 평가"라면서 "정부가 말로만 금융중심지를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실상은 총체적 무능만 보여줬을 뿐 전혀 의지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경쟁지역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만큼, 향후 예산심사에서 정무위 예산소위 위원장 자격으로 관련 예산 전반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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