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출범식에서 이지송 사장이 사기(社旗)를 흔들며 통합공사의 공식 출범을 알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0월 1일 출범 이후 숨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통합·출범과 동시에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바쁜 10월을 보낸 LH는 최근 조직안정과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LH의 최우선 목표이기도 하다. 특히 재무안정은 LH가 선정한 올해 제1의 목표로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86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줄이고 방만경영이라는 지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조직을 안정시키고 튼튼한 재무구조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지송사장도 이를 통해 신뢰받는 공기업이 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사장은 "열린경영과 경영개혁으로 환골탈태할 것"이라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으뜸 공기업으로 재탄생시키는데 열정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재무구조 개선 제1목표
LH는 기존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해 시작한 만큼 비대한 조직에서 시작했다. 부수적으로 부채규모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현재 LH가 지고 있는 부채는 86조원(금융부채 55조원)이지만 특단의 대책이 없을 경우 2014년말 기준 통합공사의 금융부채규모는 155조원, 금융부채비율 376%에 이를 전망이다.
재무부실의 근본적 원인은 국민임대주택의 급격한 사업량 증가와 행복도시 등 정책사업 수행에 따른 막대한 재원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 대규모 정책사업 수행으로 단기간내 재무구조의 극적인 개선은 어려운 실정이다.
LH는 통합과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사장 직속의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공사 내 재무 전문직원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재무개선특별위원회는 현재의 재무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일부터 원인 진단과 처방을 모색하게 된다.
불필요한 중복자산과 재고토지, 미분양주택 조기매각 등 자구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사무실 통합과 지방이전으로 본사사옥 등 중복자산을 매각하면 약 1조원의 현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LH는 보고 있다. 또 재고토지 맞춤형 판촉 전략을 통해 조기 매각을 추진해 약 13조원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2만6000가구에 이르는 미분양 주택이 모두 해소되면 약 3조원의 자금을 추가 마련하게 된다.
국고보조금 출자전환 등 정책사업의 재정지원 방안 개선도 요청할 예정이다. 국민임대주택 건설 등에 지원되는 정부재정 지원기준이 현실과 괴리돼 주공 부채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현실화 할 경우 매년 1조3162억원의 현금 유입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다가구매입임대 지원방식을 국고보조금 지급에서 출자방식으로 전환하면 매년 약 2000억원 정도가 자본금으로 유입돼 부채비율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 조기 안정화
두 공사가 통합하면서 가장 뼈 깎는 아픔을 겪어야 한 일은 바로 구조조정이다. 하지만 조직의 조기 안정화 등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게 LH의 판단이다.
LH는 정원(7367명)의 24%(1767명)는 통합시점에서 일괄 감축하되 현재 인력은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해 조직원의 불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공통지원기능, 중복·폐지·축소 기능 등 관련 1400명(△19.0%)을 감축하고, 아웃소싱 등 경영효율화를 통해 499명(△6.8%) 감원할 계획이다.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 핵심업무 수행을 위해 전환배치 248명(±3.4%), 5급 신규채용 132명(+1.8%) 증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주요보직의 수직·수평 교차배치, 직원융화 프로그램 등을 통한 두 공사간 갈등을 조기에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출범과 동시에 모든 인사명부를 재정리해 주공 출신, 토공 출신을 없애고 '헤쳐 모여' 방식의 완전한 혼합인사 배치를 원칙으로 능력과 적성을 중시한 인사를 단행했다.
공기업 직원으로서 변화의 시대에 역행하는 사람과 업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직원은 누구든, 언제든 퇴출하되, 일 잘하고 능력 있는 사람은 집에 갈 일이 없다는 것이 이 사장이 정한 인사의 원칙이다.
LH는 작고 효율적인 조직으로의 체질 개선도 시도하고 있다. 토지와 주택 기능을 하나의 부서로 합쳐 중복된 부분을 없애고 작지만 효율적인 조직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한 부서가 하나의 사업을 계획단계에서부터 보상, 건설, 판매와 관리에 이르기까지 책임있게 완수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해 토지공사 사옥을 본관으로 주택공사 사옥을 별관으로 해 본관인 정자사옥에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위한 보금자리본부, 토지은행·산업단지 업무를 위한 국토관리본부 등 핵심 정책사업 중심으로 배치했다.
별관인 오리사옥에 녹색도시본부, 서민주거본부, 미래전략본부등 미래 국가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사업부서를 집중 배치해 상호 시너지 및 집적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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