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빅4'의 엇갈린 3분기 실적

지난 16일 현대상선의 3분기 실적 발표를 마지막으로 한진해운·현대상선·STX팬오션·대한해운 등 이른바 해운 '빅4'의 3분기 성적표 공개가 끝났다.

실적 발표 전 이들 빅4 역시 계속된 해운 시황 침체로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좋지 않은 실적을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물론 빅4의 3분기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 상태에서 헤매고 있지만, 선사별로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어둠속에서 희망을 쏘아올리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벌크 선사인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이다.

STX팬오션은 지난 12일 3분기에 매출액 1조2504억원, 영업손실 265억원, 당기순익 9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분기(1조350억원) 대비 20.8% 늘었으며, 영업손실도 66.9%(-802억원→-265억원)나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 2분기(-394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대한해운의 영업손실 역시 전분기 대비 51.7%(-19432억원→-933억원) 감소, 회복세가 뚜렷했다.

이는 벌크 해상 운송료를 나타내는 BDI(발틱운임지수) 평균지수가 지난 2분기에 2674포인트를 기록, 손익분기점(2500포인트)을 넘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해외시장 공략 등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따른 물동량 확보도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이 선사인 한진해운도 성수기 물동량 증가와 운임 인상으로 최악의 실적을 보여준 '2분기 충격'에서 다소 벗어난 모습이다.

한진해운의 3분기 매출액은 전분기(1조6714억원) 대비 6.6% 증가한 1조782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13%(-2870억원→-2487억원)나 줄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아시아-유럽 노선의 물동량 증가, 운임회복 가시화, 선박운영 효율화로 3분기에는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며 "TSA(태평양항로협정) 항로 운임이 본격화 되는 내년에는 더욱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 "아직도 바닥"

이들 선사와는 달리 현대상선은 다소 침울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현대상선의 3분기 매출액은 1조4200억원으로 전분기(1조4326억원) 대비 1% 감소, 빅4 가운데는 유일하게 매출이 줄었다.

영업손실 역시 지난 2분기와 비교해 65%(-1466억원→-2422억원)나 줄었다. 이는 2분기 영업손실 감소폭인 52%(-965억원→-1466억원)보다 확대된 수치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의 미주노선이 비중이 상대적으로 다른 선사들에 비해 높다"며 "미주노선이 유럽노선에 비해 운임인상이 늦어진 것이 가장 큰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시적인 시황 약세를 보였던 가스·유조선 등 WET 벌크 부분의 비중이 높은 것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상선의 사업 구조는 컨테이너 대 벌크 비중이 6.6 대 3.4이다. 이중 미주노선이 컨테이너 부분에서 차지하고 비율은 40%다. 또한 WET 벌크 부분이 전체 벌크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정도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의 다소 소극적인 영업활동을 부진의 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경영 스타일은 다소 방어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이런 점이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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