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과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은 본입찰 결과를 분석한 후 이르면 20일 오후, 늦으면 다음주 초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 3개 업체 참여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18일 오후 5시 본입찰 접수를 마감한 결과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참여한 자베즈파트너스와 미국계 부동산개발업체인 AC개발이 최종 제안서를 냈다.
자베즈파트너스와 AC개발은 지난달 초 확정된 인수협상대상후보군(쇼트리스트) 4곳에 포함됐었다.
이들 2곳 외에 쇼트리스트에 들어 있던 나머지 기업 중 러시아 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는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 등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2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방침이어서 대우건설은 늦어도 내년 초 새 주인을 맞을 전망이다.
◇대우건설 매각 가격 3조원 이상
인수전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대우건설 인수가격으로 주당 2만~2만4천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증권업계 등은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3조원을 조금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주당 2만원에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매각한다고 할 때 매각대금은 3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매각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일단 매각 지분은 50%+1주이나 우선협상대상자와의 가격 협상 과정에서 매각 지분이나 매각 방식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인수전 자체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한 만큼 금호아시아나측이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와의 최종 가격 협상에서 매각 가격을 주당 2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 금호아시아나, 유동성 위기 벗어날까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을 팔아 3조원 수준의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추가로 1조원 가량의 자금을 더 확보해야 한다.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의 풋백옵션 행사로 인한 손실 등을 해결하려면 총 4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금호산업의 경우 대우건설을 인수가의 절반 수준에 되팔게 되면서, 투자손실로 인한 자본잠식 위기에도 놓여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이란 금호아시아나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5000억원 정도를 지원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500원을 밑돌면 이들에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을 말한다.
풋백옵션 행사 시기는 올해 12월15일로 예정돼 있다. 다만 금호아시아나는 내년 6월15일부터 7월15일까지 한 달간 보전액을 지급하면 된다.
일단 금호아시아나는 1조원 이상의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호생명,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자산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미 금호생명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에 대해서는 각각 4000억원, 2705억원에 매각하기로 인수자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역시 올해 말 만기도래하는 1500억원 규모의 금호산업 회사채에 대해 일부 만기 연장을 해주기로 했다. 채권단과 금호는 금호산업의 자본잠식 문제를 회계적으로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개의 국내외 전략적·재무적 투자자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며 "검토 후 이른시일 내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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