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야 산다"…'메가 마라토너'의 세계

마라톤에 미친 사람들이 있다. '메가 마라토너(mega marathoner)'들이다. 대표주자는 독일의 호르스트 프라이슬러. 올해 73살이다. 그는 42.195㎞의 마라톤 코스를 1636번 완주했다. 세계 최고 기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마라톤에 열광하는 '메가 마라토너'의 세계를 소개했다. 메가 마라토너가 되려면 마라톤 코스를 적어도 수백번 완주해야 한다.

메가 마라토너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일본 100 마라톤 클럽' 집계에 따르면 마라톤 코스를 300번 이상 뛴 메가 마라토너는 전 세계적으로 167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1000번 넘게 마라톤을 완주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도 독일인 3명, 핀란드와 일본인이 각 1명씩이 있다.

마라톤을 1000번 뛰면 그 거리가 4만2000km에 달하기 때문에 지구를 한 바퀴 돌고도 남는 셈이다.

세계 기록 보유자는 1636번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독일인 호르스트 프라이슬러.

미국 뉴욕주에 사는 놈 프랭크(78)가 1000번 완주 기록에 가장 근접해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965회를 완주했다.

현재 요양소에서 재활 중인 그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라톤에 사로잡히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신발을 강박적으로 수집하거나 비디오 게임에 빠져 있는 것과 비견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사람은 물론 쥐도 강박적으로 달리는 것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최근 402회의 마라톤을 완주한 유진 드프론조(73)는 지난해 12월 달리기 도중 넘어져 척추를 다치고, 2개월 뒤에는 햄스트링 부상을 겪으면서도 마라톤에 계속 나섰다.

그는 "마라톤을 뛰는 건 강박관념"이라며 "도박이나 술, 마약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마라톤에 대한 집착은 대체로 사람들이 더 늙기 전에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중년기에 나타난다.

운동중독에 관해 연구하는 미국 템플대의 마이클 삭스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러 차례 마라톤을 뛰는 것은 어떤 장애가 아니라 스키나 서핑을 하는 것과 같이 열정에 관한 것"이라면서도 "달리려는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면 그 때부터는 중독의 단계에 들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마라톤을 하는 것을 인생의 가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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