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즈니스 인맥을 관리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미국의 링크드인(LinkedIn)과 프랑스의 비아데오(Viadeo), 독일의 싱(Xing) 등이 대표적이다. 이 사이트들은 경기침체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과 직장인들의 인맥 중개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전 세계에 5000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링크드인이 지배하던 온라인 비즈니스 인맥관리업계에 지각변동 조짐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7일자 최신호에서 세계적인 유력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글로벌 인맥관리 사이트보다 특정 지역에 거점을 둔 사이트들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프랑스의 온라인 전문직 채용정보업체 아펙(Apec)은 지난 17일 비아데오와 제휴를 맺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펙이 지난해 링크드인과 제휴를 맺었지만 프랑스 토종기업들과의 접근성이 떨어져 비아데오와 다시 손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아데오는 지난 10월 캐나다 SNS 사이트 유니크(Unyk)를 인수, 회원수를 2500만명으로 불리며 업계 1위인 링크드인을 바짝 뒤쫓고 있다.
댄 세르파티 비아데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비즈니스 인맥을 쌓는 데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소수의 유력인사를 회원으로 두기보다는 지역 기반이 탄탄한 사이트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링크드인이 구축하고 있는 인맥이 화려하긴 하지만 소시에테제네랄(SG)과 같은 글로벌 기업 임원들은 콧대가 너무 높아 돈독한 관계를 맺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비아데오는 글로벌 기업의 고위 임원보다는 중간 관리직, 프랑스 중소기업 임직원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세르파티는 이들의 이력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보다 화려하지 않지만 훨씬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링크드인에 가입한 게이츠가 지금까지 다른 회원과 접속한 경우는 5건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2006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싱도 비아데오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슈테판 그로스-셀벡 싱 CEO는 "싱의 회원은 고위 임원보다는 중간 관리자가 더 많다"고 말했다.
사이트에 대한 충성도도 링크드인이 상대적으로 달린다. 링크드인은 전 세계 3만개 기업 임원 50만여명 등 5000만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지만 월 회비를 내는 회원은 전체의 1%가 채 안 된다. 이는 비아데오(10%)나 싱(18%)에 비해 크게 뒤지는 수치다.
그 결과 수익구조도 달라졌다. 비아데오와 싱은 매출의 대부분을 회원비에 의존하고 있지만 링크드인은 기업 광고가 핵심 매출원이다.
그렇다고 링크드인의 저력이 약해 진 건 아니다. 링크드인은 지난해 1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경기침체 속에서도 2년 연속 흑자행진했다. 일본과 이탈리아 등지에서 현지 언어로 된 경쟁 사이트들을 일제히 제압한 결과다.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유력인사들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링크드인은 화려한 인맥을 내세워 경쟁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링크드인은 미국 비즈니스계의 다양한 인맥을 바탕으로 일거에 멕시코로 영역을 확장했지만 비아데오는 멕시코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지역 동창회를 찾아다니며 회원을 유치해야 했다.
케빈 아이어스 링크드인 유럽법인 대표는 "링크드인은 지역 거점화를 통한 수익 창출보다는 글로벌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영향력이 큰 전 세계 최고 엘리트들을 회원으로 뒀다는 게 링크드인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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