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인사이드]블랙홀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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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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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이란 밀도가 무한대에 이를 정도로 수축된 별의 거대한 중력으로 인해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암흑의 천체다.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장은 근처의 모든 물질을 흡수해 외부 천체와 단절된 세계를 형성하게 한다. 공간의 변형과 시간의 지체도 일어난다.

중력이 너무 강해 빛조차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물체에 대한 생각은 18세기에 제안됐고,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1916년)에서 묘사된다.

이후 1969년 미국인 과학자 존 휠러가 나사 고다드 연구소에서 실시한 강연에서 이전까지 '어두운 별(dark star), 동결된 별(frozen star), 중력이 완전히 붕괴한 존재' 등으로 불리던 천체에 대해 '블랙홀'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게 된다.

블랙홀의 생성에 대해서는 다음 2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이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강력한 수축으로 생긴다는 것이다.

둘째는 우주가 대폭발(Big Bang)로 창조될 때 물질이 크고 작은 덩어리로 뭉쳐서 블랙홀이 무수히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주 대폭발의 힘으로 태어난 블랙홀을 원시(原始) 블랙홀이라고 한다.

블랙홀은 직접 관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론적으로만 존재해왔으나, 근래에 인공위성의 X선망원경으로 백조자리 X-1이라는 강력한 X선원을 발견해 그 존재가 확실해졌다.

백조자리 X-1은 청색 초거성과 미지의 천체가 쌍성(雙星)을 이루고 있는데, 초거성으로부터 물질이 흘러나와 미지의 천체 쪽으로 끌려들어가는 것이 확인됐으며, 아마도 미지의 천체는 블랙홀로 돼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블랙홀은 우리 은하계 안에도 약 1억 개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들어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은 우리나라에도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발견된 블랙홀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민주당 등 야당이 주장하는 4대강 예산과 관련된 블랙홀이다. 총액 22조2000억원이 들어가는 4대강 사업이 민생복지 예산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사업이며 국가재정 위기, 생태위기만을 가져오는 '망국'사업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 소재 기업까지 세종시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 건설 목표가 오히려 지역 공동화를 초래한다는 이른바, '세종시 블랙홀' 이 그것이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첫 회의 때 "(세종시는) 돈과 기업이 모이는 경제 허브, 과학·기술·교육·문화가 어우러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과학 메카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뜨겁게 생성됐다.

중요한 것은 블랙홀 문제가 공론화된 만큼 하루빨리 각계의 의견수렴과 대안 개발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것이 나라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자 국론분열을 최소화하는 길일 것이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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