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 세계에서도 통한 신지애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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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2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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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환(문화-레저 부장)

2009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LPGA)가 폭우로 인한 경기 지연과 대회 연장 등 우여곡절 끝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신지애는 24일 새벽(한국시간)에 끝난 시즌 마지막 대회인 LPGA투어 챔피언십대회에서 아쉽게 1점차로 올해의 선수상을 로레나 오초아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그러나 안타까움보다 시즌 마지막대회 마지막 홀까지 최선을 다한 신지애에게 오히려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09 LPGA투어 최고의 스타는 단연 신지애다. ‘골프여제’ 오초아를 잡을 유일한 선수로 인정받았다. 올해 정식으로 LPGA투어에 입문한 신지애는 시즌 3승 공동 다승왕에 신인왕·상금왕까지 3관왕에 올랐다.

시즌 초반 부진했을 때 성급한 도전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그러나 당당하게 세계 여자 골프계의 강자로 우뚝 선 신지애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첫째, 확실한 목표의식이다.

신지애도 대부분의 ‘박세리 키드’처럼 부모의 적극적인 뒷바라지로 골프를 시작했다. 그러나 차원이 다르다. 가난한 시골 목사였던 아버지에게 풍족한 금전적 지원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어린나이에 이미 깨닫고 있었다.

그래서 신지애는 개인레슨 대신 돈이 적게 드는 함평골프학교를 통해 실력을 쌓았다. 특히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두 동생마저 큰 부상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골프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눈팔지 않고 골프 외길을 걸을 수 있었다.

둘째는 단점을 장점으로 바꾼 선택과 집중이다.

아마추어골퍼도 마찬가지지만 프로선수에게 비거리 부족은 상당한 핸디캡이다
신장 156cm의 신지애는 오초아나 미셀 위 등 국내외 경쟁선수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신체 조건을 가졌다.

미셀 위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80야드를 훌쩍 넘는다. 미프로여자골프(LPGA) 선수들의 평균 비거리도 260야드를 넘는다. 신지애는 250야드 언저리다. 시즌 후반 들면서 체력적 부담으로 거리는 더 줄었다. 그러나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드라이버가 아니라 자로잰듯한 아이언 샷과 퍼팅이었다.
신지애는 짧은 비거리를 높은 그린 적중률과 숏 게임 정확도로 극복했다. 오히려 정교한 신지애의 샷에 경쟁선수들이 제풀에 무너지고 말았다.

셋째는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不動心)을 들 수 있다.

흔히 골프는 10%의 기술과 90%의 정신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타이거 우즈도 선두로 나선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우즈가 뒷심이 강한 것도 뛰어난 정신력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신지애를 ‘멘탈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슬로스타터형인 신지애는 초반보다 후반 라운드로 갈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 결정적인 승부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역전승이 많다.
‘나는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가 지금의 신지애를 만든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신지애는 계속 발전할 것이다. 목표의 끝을 쉽게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신지애가 가장 조심해야 할 적은 바로 자신이다. LPGA 개척세대인 박세리와 박지은 등이 좋은 본보기다. 이들이 만들어 낸 성공은 너무나 화려하다. 하지만 노장이라기엔 너무 일찍 시들어 버렸다. 이들은 20대의 아름다운 청춘을 고스란히 그린 위에 바쳤다.
 
골프를 즐길 줄 몰랐다. 오로지 이기기 위한 승부에만 집착했다. 그 후유증을 지금 겪고 있다. 신지애도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단기적인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특히 주변에서도 신지애가 편안하게 골프와 경기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선수로 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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