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인사 내년 초로 늦어질 가능성 있어
- 이재용 전무 파격적인 승진은 없을 듯
다음달로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삼성그룹의 인사 일정 및 규모가 새로운 변수를 만났다.
최근 정재계 일각에서 성탄절 특사에 이건희 삼성 전회장의 사면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회장의 복귀론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인사 계획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인사가 다음달 중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특히 삼성전자 DMC부문의 경영전략회의가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사 시기 역시 윤곽을 드러냈다.
통상 경영전략회의 10일 전에 인사가 마무리 되고 그 기간 동안 인수인계가 이뤄진다. 따라서 사장단 인사가 4일 임원 인사가 7일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 전회장이 사면되면 삼성그룹의 인사 역시 새롭게 짜일 가능성이 높다. 주요 경영진 구성에 이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삼성의 인사는 이 전회장의 사면 여부가 결정되고, 복귀 여부 및 내년 경영 밑그림이 완성된 이후인 내년 1월로 연기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비자금 재판과 글로벌 경제 위기 등을 맞아 지난해 인사를 올해 1월 말에야 마무리했다. 그동안의 인사 역시 신중을 기하기 위해 해를 넘긴 사례가 있다.
삼성그룹 인사위원장인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안에 인사를 끝냈으면 하는데 늦춰질 수도 있다"며 인사 시기가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인사의 중심에 선 이재용 전무의 거취도 주목을 받고 있다. 승진 연한을 채운 이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 부사장 승진이 유력하다. 하지만 중국삼성이나 삼성LED 사장 발령 역시 가능성이 있다.
이 전회장이 사면 이후 명예회장 등으로 경영에 복귀할 경우 이 전무를 경험을 쌓고 실력을 입증할만한 책임 있는 자리에 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LED 사업 초창기부터 공을 들여왔다. 삼성의 사업 파트너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그룹 후계자를 책임자로 앉힘으로써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사장 승진 역시 가능성이 적다. 지난 8월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이 현대자동차 부회장으로 파격 승진하면서 이 전무에게도 비슷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조심스런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삼성은 오너일가의 인사에 승진연한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 전회장의 복귀 가능성 또한 높아졌기 때문에 이재용 전무를 경영 전면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잃었다.
이와 함께 그룹내 신·구 경영진의 세대교체 수위 역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에는 이 전무를 필두로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맞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진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이윤우 부회장의 승진 혹은 이동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까지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던 이학수 고문의 복귀설도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 역시 이번 사면 국면을 통해 희박해졌다는 게 삼성그룹 안팎의 분석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발표 당일에도 알 수 없는게 삼성의 인사"라며 "사면 역시 조심스러운 부분이기 때문에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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