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증권의 동양선물 합병 선언을 계기로 증권사들의 선물사 껴안기가 본격화 될지 주목된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동양종금증권은 공시를 통해 "금융투자회사로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동양선물을 흡수 합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양종금증권은 내달 합병승인을 위한 이사회 및 금융위원회의 허가가 떨어지면 이르면 내년 3월 중순께 합병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종금증권 측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앞서 동양선물 인수합병을 위한 인력조정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왔기 때문에 금융위원회 승인만 받으면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 선물사 합병으로 선물업 진출 '잰걸음'
업계는 이번 동양종금증권과 동양선물의 합병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박성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양선물은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동양종금증권의 영업망을 이용할 경우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과당 경쟁이 예상되는 선물시장에 한발 먼저 내딛을 수 있게 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선물사 합병을 통한 선물업 진출에 가속도를 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월 자본통합시장법 시행으로 증권사들의 선물업 진출이 가능해졌지만 최근 금융위기 여파와 선물 시장 과열 경쟁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이 신규 업무 승인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
증권사들의 선물업 승인 신청은 4월부터 시작됐지만 11월 현재 금융위원회에 선물업 인가를 신청한 27개 증권사 가운데 10개만 최종 승인을 받은 상태다. 결국 승인을 받지 못한 증권사들은 경쟁사들이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 봐야 하는 상황.
◇그룹 계열 증권-선물사 합병 가능성 높아
특히 한 그룹 계열사 증권사와 선물사에 대한 합병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NH투자선물-NH투자증권, 현대선물-하이투자증권, KB투자증권-KB선물 등이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KB투자증권과 KB선물은 KB금융지주가 100% 출자한 형태로 같은 울타리 안에는 있지만 각각 다른 회사다. 현대선물도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사인 현대기업금융이 최대주주(65.22%)로 하이투자증권과는 별개로 합병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농협중앙회가 각각 100%, 52.15% 지분을 가지고 있는 NH투자선물과 NH투자증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같은 그룹 계열사 일지라도 증권사가 선물사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우리선물-우리투자증권, 유진선물-유진투자증권의 합병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물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선물과 지분 51%를 들고 있는 삼성증권의 짝짓기도 어불성설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박석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익 구조가 취약한 선물사인 경우 계열사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업계 우위를 차지하고 있거나 증권사가 주인인 선물사들은 굳이 합병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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