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 4.4%, 왜?

내년 국내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속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2010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4% 중반대로 전망했다.

올 상반기만 해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신한금융투자· 동양종금증권·대신증권 등 8개 증권사의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4%로 집계됐다.

유진투자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이 각각 4.9%로 가장 낙관적이었고 대신증권 4.6%, IBK투자증권 4.5%, 현대증권 4.5%, 우리투자증권 4.2% 순이다.

한화증권은 3.7%로 내다봐 상대적으로 비관적 견해를 보였고, 신한금융투자도 3.9%로 4%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가 기저 효과로 '상고하저'의 성장 형태를 보일 것이란 것이 증권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또 세계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각국의 정책공조로 세계 경제가 등락은 있더라도 전반적인 회복세를 훼손할 만큼의 급격한 충격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상반기 재고 확충(Restocking)이 기업투자 회복과 소비확대로 이어지고, 하반기엔 선진국 시장의 회복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지표들이 급속 호전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 9월 광공업 생산은 두자릿수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 11.0%)을 기록하고 설비투자가 1년 만에 증가세(5.8%)로 돌아섰다.

소비재 판매도 5개월 연속 증가세(6.7%)를 기록하는 등 생산·소비·투자가 동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1분기 마이너스 4.2%(전년 동기 대비)까지 추락했던 성장률은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3분기에는 0.6%의 플러스로 전환됐다.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민간 소비의 경우 가계부채와 관련한 부담이 존재하지만 노동시장이 점차 호전되고 있고 정부의 대규모 공공 건설 지출로 건설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내년도 한국 경제가 올해 대비 4.5%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계 경제위기에서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경제가 내년에도 내수성장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 한국 경제도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신동석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업투자의 본격화, 글로벌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한국 경제는 내년에 본격적인 확장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기업실적 호전에 따라 임금인상 요구가 높아지고 수요확대에 따라 민간서비스 요금의 인상도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출구전략 본격화에 따른 성장속도 둔화 우려, 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정부정책효과의 약화, 신종플루의 확산 등 한국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경제는 회복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외적으로 많은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며 "미국 실업률의 고공행진과 주거용 모기지 연체율 상승, 높은 가계 저축률 및 신용카드 연체율 등이 국내외 경제 회복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이 5.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초 전망 4.2%에 비해 1.3%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19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이 4.4%를 기록할 것이라며 지난 6월 전망(3.5%)에 비해 0.9%포인트 높여 잡았다.

 

이어 한국은행(현재 3.6%) 등도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내년 4% 성장에서 ‘4%+α’를 기정사실화하며 ‘α’의 수준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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