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내분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정부가 세종시 수정에 본격 나서면서 정치권의 판단에 따라 울고 웃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세종시 논란에 따른 최대 수혜자는 누굴까.

최대 수혜자는 '원칙과 신뢰의 정치'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부각시킨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무서운 기세로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박 전 대표가 당내 친이(친이명박)진영의 정치적 공세에도 '원안+α' 입장을 고수하면서 차기 대권주자의 자리를 굳히게 됐다. 국민에게 '한번 내뱉은 약속은 지키는 정치인'이란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충청권 인사들을 만나보면 벌써부터 '세종시 발언으로 박 전 대표가 충청 표심을 접수했다'는 말을 한다"고 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대립각은 이를 더욱 극대화한 모양새다. 전형적인 '말 바꾸기' 정치로 불신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박 전 대표는 여당이면서도 정책이 수시로 바뀌는 정부에 대항하고 있는 모습은 충청권의 민심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지지도가 3개월 만에 40%대가 무너졌다는 점은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37.8%로 전주에 비해 1.4% 소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함께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 역시 전주대비 3.6% 하락한 35.2%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0.7% 상승한 29.3%를 기록하면서 양 당간의 지지율 차이는 불과 5.9%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친노(親盧)그룹의 국민참여당이 5.9%를 기록하면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참여당은 이렇다 할 지역적·정치적 지지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세종시 수정 반대'를 외치면서 충청권 민심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차기 대선 출마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진 유 전 장관은 "행동하는 양심,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는 대통령을 다시 만들자"며 "제가 할 수 있으면 하고, 제가 못하면 할 수 있는 사람과 힘을 합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여론조사기관의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유 전 장관은 박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적어도 야권 내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은 세종시를 둘러싼 지역민심 반발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타살하더니 노 대통령의 정신인 균형발전을 죽이고 있다"는 논리로 현 정권과 멀어져가는 민심을 그들 쪽으로 돌아서게 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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