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말 쇼핑시즌 개막…소비자-소매업체 '치킨게임' 돌입

연말 쇼핑시즌을 목전에 두고 미국 소매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시작됐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27일(현지시간)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쇼핑시즌은 기업들에게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염가제품을 노리는 '바겐헌터'들도 요맘때 소매기업들이 벌이는 특별할인행사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예년같지 않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쇼핑시즌을 맞아 소매업체와 소비자들이 가격 할인폭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들은 경기침체로 주머니가 얇아진 탓에 업체들이 할인가를 더 낮추기를 바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알릭스파트너스가 이달 초 미국인 350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5%가 가격 할인율이 더 높아질 때까지 쇼핑을 미루겠다고 답했다.

피츠버그에 사는 제시카 로스(32)는 "현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소매업체들이 지난해처럼 폭탄세일을 벌일 것"이라며 "할인율이 더 높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놀랄 만큼 싼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했던 경험을 들어 현재 30%대인 할인율에는 만족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 소매업체들이 가격파괴에 나선 것은 전년 매출 기준으로 마련해 둔 제품들이 재고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재고를 털어내야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 연말 쇼핑시즌에는 지난해처럼 파격적인 할인행사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체들이 경기침체 상황을 감안해 연말 제품 주문량을 지난해에 비해 평균 20% 줄이는 등 재고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고급 브랜드 전문 백화점 삭스피프스애비뉴의 스테판 사도브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들이 지난해처럼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웨인 우드 BMO 캐피털 마켓츠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해 평균 할인율이 75%였다면 올해는 50%선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임은 아울러 인기 제품의 경우 금방 동이 나기 때문에 쇼핑시기를 너무 미루면 원하는 제품을 사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지난해 수준의 가격파괴 행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타임은 전자제품이나 도서류, 장난감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 경쟁이 치열해 소비자들이 파격적인 할인가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례로 월마트와 아마존은 웹사이트를 통해 도서를 선주문한 고객의 경우 하드커버의 신간을 10달러 미만에 판매하고 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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