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펀드 순유입세와 함께 해외주식형펀드마저 50여일 만에 순유입세로 돌아서자 일각에선 펀드 환매가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분석하는 분위기다.
26일 금융투자협회와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전날 해외주식형펀드는 52영업일간 순유출을 끝내고(상장지수펀드 제외) 703억원이 순유입됐다.
해외주식형펀드는 지난 9월10일부터 11월23일까지 52거래일 연속 순유출돼 펀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6월 이후 최장 기록을 경신해 왔다.
◇중국펀드 환매 바람은 여전
최근 해외펀드 환매 바람의 주인공은 중국주식펀드다. 최근 3개월 간(25일 기준) 해외주식펀드 유출액 1조8101억원 가운데 중국주식펀드에서만 4713억원이 빠져나가 전체 자금의 26%를 차지했다.
반면 이번 해외주식펀드 순유입세는 삼성투신의 '삼성미국대표증권자투자신탁' F클래스에 1000억원 자금이 들어오면서 기록됐다. F클래스는 개인이 아닌 집합투자기구(펀드), 보험업법상 특별계정, 기관투자자, 국가기금 등이 가입할 수 있는 유형이다.
'삼성미국대표증권자투자신탁'은 미국 주식 70% 이상, 국내 채권 30% 이하 투자비중을 둔 '삼성미국대표주식증권모투자신탁'에 투자하는 모자형 구조 펀드로 돼 있다.
따라서 이번 순유입세는 일부 펀드 자금 유입에 따라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중국 홍콩 H지수는 급등하고 있어 대규모 중국펀드 환매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
홍콩 H지수는 작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10월27일 4792.37포인트로 급락했지만 지난 18일 1만3863.03포인트를 기록 최저치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2007년 차이나펀드 바람이 불면서 H지수 고점에 투자한 중국펀드 투자자들 손실이 -30% 정도로 줄어듦에 따라 수익률이 회복될 때마다 환매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증시가 상승할수록 거치식 투자 대비 빠른 수익률 회복 기대가 가능한 적립식 펀드 환매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올 연말 해외펀드 비과세 일몰도 환매를 부채질 하고 있다.
이석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이후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중국 증시 전망도 밝은 편이나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종료로 거액 펀드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고 있어 중국펀드 환매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펀드도 개인 환매는 이어져
국내주식형펀드가 5거래일 만에 순유입세로 돌아선 것도 개인 투자자들의 덕이라기 보단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힘입어서다.
2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LS자산운용의 'LS리딩솔로션사모증권투자신탁22'에 1191억원, 골든브릿지의 'GS블루오션사모증권투자신탁2'에 1069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이들 사모펀드에 몰린 자금은 연기금으로부터 들어왔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측이다.
이들 펀드에 몰린 뭉칫돈을 제외하면 이날 역시 펀드시장에선 순유출 행진이 계속된 것이나 다름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내펀드의 경우 해외펀드보단 유출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증시가 회복될 때마다 유출은 가속화 될 것"이라며 "그러나 기관 등은 해외펀드 환매 자금을 국내펀드로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이들 기관이 자금 집행하는 시기에 따라 유출입 현상은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