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건설주가 두바이발 쇼크에 직격탄을 맞았다.
두바이 인공섬 '팜아일랜드' 프로젝트를 맡아온 나힐이 모라토리엄(채무지불 유예)을 선언하면서 건설사 해외 수주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26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업 지수는 -3.32% 급락해 전 업종 중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성원건설은 전날 대비 -7.97%(280원) 급락해 323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성원건설은 두바이 부동산 침체 등으로 두바이 도심지 재개발 프로젝트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공시한 직후라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금호산업은 -7.02%(850원) 하락해 1만1250원을, 삼성물산도 -6.52%(3300원) 내리면서 4만7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현대건설(-5.85%) GS건설(-3.38%) 현대산업(-3.11%) 대림산업(-2.14%) 두산건설(-1.93%) 등 주요 건설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증권가는 나힐의 모라토리엄은 예견된 악재였다면서도 정작 현실화 되자 심리적 불안으로 건설주가 약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안은 차입(레버리지)으로 발주한 건으로 채무불이행에 대한 잠재적인 우려가 없지 않았다"면서 "우려가 현실화 되면서 불안심리가 주가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국내 건설업계와 두바이월드 측의 계약 규모는 크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은 나힐이 발주한 제벨알리 교량공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건은 이미 알려진 내용으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이 없지 않다"면서 "건설주가 최근 견조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 하락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힐은 내달 14일까지 실행해야 하는 35억 달러 규모 이슬람채권 상환을 6개월 연기해 줄 것을 채권단에 요청했다. 나힐의 모그룹인 두바이월드도 590억 달러 채권상환을 연기를 요구한 상태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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